[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인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맞붙은 가운데, LG화학의 법률대리를 맡은 미국 현지 로펌이 과거 중국 배터리 업체 법률자문을 맡았던 중국 로펌 관계법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러웨어주(州)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이와함께 LG화학 측은 다국적 로펌인 ‘다청 덴튼스(大成 Dentons)’의 미국 법인인 ‘덴튼스 US’를 법률대리인으로 정식 선임했다.

‘다청 덴튼스’는 지난 2015년 중국계 로펌인 다청과 다국정 로펌인 덴튼스가 합병‧설립된 것으로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 독립 법인을 두고 있는 로펌이다. 더욱이 중국 현지 법인인 ‘다청’은 합병 이전인 지난 2013년부터 글로벌 3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비야디(BYD·比亞迪)의 법률자문을 해왔으며, 최근까지도 관계를 이어왔다.

실제로 다청 덴튼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9월 다청 소속 변호사가 비야디에서 법률 관련 강의를 진행한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기술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유력 배터리업체인 비야디와 관계를 맺고 있는 로펌의 관계 법인이 이번 소송에 관여할 경우 기술유출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국내가 아닌 미구에서 소송전을 진해하는 데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SK이노베이션 측은 “건전한 경쟁을 통해 생태계 확산에 주력해야 할 시점에 경쟁사가 근거도 없이 국외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국익 훼손이 우려된다”면서도 “우리는 근로자, 고객, 국익 및 사업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소송이 진행될 경우 어렵게 개발한 국내 핵심기술과 정보의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 LG화학은 다국적 로펌인 ‘다칭 덴튼스’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한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다칭 덴트스의 경우 별도의 독립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들 사이에 문서나 정보 공유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덴트스 US’가 소송관련 정보를 ‘다칭’에게 넘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 역시 “미국 덴튼스는 모든 보안 관련 의무사항을 충족한 로펌으로 등록 돼 있다”면서 “단순히 관계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송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화학 측은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 “미국이 주요 자동차 배터리 시장인 데다 ITC와 지방법원이 소송과정에서 강력한 ‘증거개시 절차’를 두고 있어 은폐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관련 자료 모두 영업비밀 정보로 제출할 예정이기 때문에 법원의 강력한 비밀보호명령에 따라 관리돼 외부로 유출된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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