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공정개발 완료..내년 시험 생산
삼성전자, 2022년부터 양산 계획

 

[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미세공정 경쟁에 불이 붙었다. 차세대 반도체 등에 활용될 3나노 미터 크기의 경쟁에서 TSMC가 먼저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도 3나노 미터 공정의 승기를 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대만 언론 디지타임즈는 “TSMC가 3나노 미터 공정 제작라인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3나노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2022년부턴 대량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TSMC는 지난 4월 예정돼 있던 북미 기술 심포지움에서 3나노 공정을 본격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8월로 연기됐다. 발표는 늦춰졌지만 TSMC는 “공정이 제대로 궤도에 올라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칩 등의 크기를 언급할 때 사용되는 단위인 ‘나노’는 10억분의 1이라는 의미다. 1나노를 크기로 나타내면 머리카락의 10억분의 1 크기다.

이처럼 아주 작은 크기의 나노 공정이 요구되는 이유는 더욱 정밀한 반도체를 제작하기 위해서다. 보다 작은 나노 공정으로 만든 반도체는 크기는 작으면서 성능과 전력효율이 높다.

현재 나노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가 양분하는 구조다. 특히 7나노 이하의 미세 공정 기술은 현재 이 두 회사만 보유하고 있다. 나노 공정은 시장 선점효과가 크기 때문에 양사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다. 7나노‧5나노 경쟁을 살펴보면 개발은 삼성전자가 먼저, 양산은 TSMC가 먼저였다.

3나노 공정도 삼성전자가 지난 2018년 먼저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오는 2022년부터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TSMC가 제작라인을 만들긴 했지만 본격적인 양산은 2022년으로 예상된다”며 “결국 아직 3나노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알 수 없다”이란 의견을 내놨다.

반도체업계 등에 따르면 미세 나노공정은 시장 선점효과가 중요하다. 크기가 작아지면 새로 개발할 수 있는 반도체가 많다. 3나노 기술을 활용하면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TSMC가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수하고 나노공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잠재 고객 때문이다. 나노기술을 이용해 직접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는 기업들의 수주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파운드리(위탁생산)이라 한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1위는 TSMC(점유율 54.1%), 2위는 삼성전자(15.9%)다.

TSMC는 오로지 파운드리 생산만 한다. “고객과는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는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TSMC의 주요 고객으로는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애플이 있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의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마트폰의 메모리, 운영체제 등을 처리하는 주요 칩)인 ‘A시리즈’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비전2030’을 발표하고 파운드리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반도체비전2030은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나노공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생산 시설 공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캠퍼스 파운드리를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라며 “5나노 제품을 올해 하반기에 화성에서 먼저 양산한 뒤, 평택 파운드리 라인에서도 주력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2022년 3나노 양산을 예고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라기 보다 효율적인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경쟁우위가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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