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서 ‘수출규제’ 놓고 韓-日 격돌…‘봉합이냐, 확전이냐’ 이번주 분수령

선다혜 / 기사승인 : 2019-07-23 17: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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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인해서 발생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확전으로 갈지 봉합으로 갈지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고시한 이후 이해당사자(국)을 대상으로 오는 24일까지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이후 한국의 국무회의에 해당하는 각의 상정 의결과 공포 순으로 절차가 진행되며 이달 말 각의 의결이 된다는 가정 하에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 시기는 공포 3주후인 8월 중순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해당사국으로 시행령 개정에 반대하는 이메일 의견서를 23일 오후에 제출한다. 이 의견서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의 부당함을 알리고 이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베 정부가 지난 4일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추가로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카드를 들이밀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후속 대응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한일 간 처음 맺은 군사 분야 협정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북한 사회 동향,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 공유가 핵심인 이 협정이 폐기되면 일본 입장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이 협정이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각 군사협정 강화와 연결된 탓에 폐기되면 미국에 미칠 영향도 있는 만큼 이 상황까지 전개되지 않도록 미국 중재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근 “한일 정상이 원한다면 관여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 이후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볼턴 보좌관이 양국에 확전 자제를 요청하는 등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역시도 일본 수출규제 문제 대응과 한미 공조 강화를 위해서 오는 23일 오전 미국 출장길에 오른 상황이다.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동안 이어지는 이번 방미 일정에는 로버트 라이트아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아웃리치(대외접촉)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유 본부장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미국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더 나아가 글로벌 밸류체인(GVC) 구조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뜻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하기 전 유 본부장은 “미국의 경제통상 인사들을 만나서 일본의 조치가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도 미치는 영향을 적극 설명하고 인식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160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여론전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는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이뤄진다. 특히 우리 정부 요청으로 일본 수출규제가 정식 의제로 채택되면서 한일 양국간의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수석 대표로 파견했다. 김 실장은 지난 4월 WTO 후쿠시마 수산물 분쟁을을 승리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번 여론전에서 김 실장은 일본 정부의 무역 제한 조치가 정치적 의도가 있고, 세계 반도체시장을 교란하는 반(反)자유무역 행위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일본 압박을 위한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 전략도 세웠다. 피러프레셔란 동료 집단에게 받는 사회적 압력을 뜻하는 단어다. 즉, 피어 프레셔를 통해서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는 한국의 인식을 여러 국가들과 함께함으로서 일본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물론 국제무대에서 특정 국가를 압박하는 이러한 전략은 이례적인 만큼, 상대국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일본의 규제 조치가 WTO 정신에 부합하지 않은 잘못된 결정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이러한 대외적인 대응 외에도 내부적으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추가 규제 가능성에 대한 후속 대책도 내놓고 있다. 우선 일본이 단행한 3개 수출규제 품목 국산화 관련 업체에는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발표를 미뤘던 소재부품장비산업 종합지원대책도 곧 발표한다. 이는 소재, 부품, 장비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소재부품 국산화에 대한 연구개발(R&D) 강화, 실증 및 설비 확충 지원, 관련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을 총망라한 대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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