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줄고 있다.

ASF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무해하다지만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업계가 우려한대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대신 수입소고기와 닭고기 판매는 증가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SF 확산이 본격화한 23~26일 한 대형마트의 국내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전주 동기(16~19일)보다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 매출은 각각 22%, 26% 늘었다.

이 대형마트의 삼겹살 구매 고객 수는 같은 기간 동안 10% 감소한 반면 수입 소고기와 닭고기 구매 고객 수는 각각 18%, 12% 뛰었다.

다른 대형마트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 대형마트의 경우 같은 기간 국내산 냉장 삼겹살 매출이 2.4% 줄었고, 수입산 소고기와 닭고기 매출은 각각 6.8%, 7.2% 증가했다.

현재 정부는 ASF에 걸린 돼지는 출하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더욱이 ASF 발병 이후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줄곧 강조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을 경계해 왔다.

발병 초기부터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시중에 발병 고기가 유통되지도 않는다”며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는 이르면 내주부터 대형마트의 재고분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 삼겹살 소매가격은 kg당 2만1,638원으로, 돼지열병 확산이 본격화한 23일(2만1087원)부터 이미 꾸준히 상승해왔다.

아직 대형마트에서는 돼지고기 소비자가격에 대한 눈의 띄는 변화가 없지만, 재고량이 많지 않은 소규모 영업장에서는 이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업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미 국내산 돼지고기의 소비를 꺼리고 있어, 가격대가 비슷하다면 수입산 소고기와 닭고기의 선호가 더 높아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돼지고기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소비 심리는 더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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