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2020년까지 한 달 가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내년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연말 정기 임원 인사는 내년 글로벌 및 국내 경기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정기 인사의 3대 키워드는 ‘안정‧성과‧초격차’다. 이는 지난해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중 무역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분야에서 중국 등 경쟁사들이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다만 올해 초부터 바닥을 찍고 있었던 반도체 시장이 내년부터는 전화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안전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결과가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의 ‘삼두체제’ 유지는 이 부회장이 내년 경영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세대교체를 통해서 3인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킨 지 2년 만에 교체할 경우 조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면 보상이 따른다는 원칙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구가하면서 승진 인사 폭이 컸다. 승진자 수는 지난해 220명, 2019년 158명이었다. 다만,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승진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서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한 인재 발탁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4차 산업 핵심 기술과 관련된 능력있는 인재들을 적극 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그룹 총수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정기 임원 시즌이 돌아오면 과감한 변화를 할 것이냐 조직의 안정을 선택할 것이냐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혁신과 변화가 강조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안정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경영 악화와 불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임원 자리를 기존보다 더 줄이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원 10~30%를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LG그룹 역시도 이번주 정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에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이번만큼은 안정된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구 회장을 보좌한 5명의 부회장단이 모두 유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희망퇴직까지 벌였던 계열사들이 있는 만큼 승진폭은 예년에 비해서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통상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임원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부터 수시인사를 도입한 만큼 연말 인사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은 수시 임원 인사를 도입한 후 7개월 만에 30여명의 임원을 교체하는 등 인사 수요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SK그룹도 내달 초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사 폭은 크지 않을 예정이다. SK그룹의 경우 이미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됐고, 최태원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점에서 경영진 교체는 최소화 될 전망이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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