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미국 시장을 평정한 ‘쥴’(JULL)이 한국 시장까지 넘보자 ‘토종 강자’ KT&G가 ‘릴 베이퍼’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이들 제품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의 리더 자리를 놓고 정면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24일 쥴 랩스 코리아가 국내에 쥴을 출시하자마자 3일 만에 나온 경쟁상품이다.

앞서 KT&G는 이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에 반 년 뒤쳐진 후발주자로서 시장 주도권을 뺏긴 바 있다.

릴이 아이코스보다 기기 편의성, 가격 등에서 메리트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코스의 시장 선점이 큰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KT&G가 정식 출시된 지 3일 만에 빠르게 경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거의 동등하게 정면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KT&G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인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 ‘시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시드 올인원’을 27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릴 베이퍼는 이날부터 전국 CU와 릴 미니멀리움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릴 베이퍼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로 별도의 스틱 없이 기기에 액상 카트리지 시드를 결합해 사용한다.

담배 1개비 분량을 사용할 때마다 진동으로 알려주는 ‘퍼프 시그널’ 방식을 적용했다. 액상 카트리지를 얼마나 소모했는지를 알 수 없었던 쥴과 픽스 등 기존 액상 담배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제품 구매 때 함께 제공되는 마우스 커버를 슬라이드에 끼우면 미사용 시 입술이 닿는 부분을 덮게 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색상은 기본 흰색 바디에 슬라이드 색상을 달리한 ‘선라이즈 오렌지(Sunrise Orange)’와 ’클라우드 실버(Cloud Silver)’ 2종이다. 두 제품 모두 투톤 컬러를 적용해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권장 소비자가는 4만원으로 쥴보다 1000원 비싸다. KT&G는 출시 기념으로 선착순 구매자 2만명에 한해 충전과 항균 기능이 있는 휴대용 파우치를 제공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쥴 출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었지만 KT&G가 늦지 않은 시점에 릴 베이퍼를 출시하면서 우려를 상쇄했다”며 “출시 직후부터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쥴이 전자 담배의 주 판매처인 편의점 3사 중 GS25와 세븐일레븐의 판매처를 확보한 반면, 릴 베이퍼는 CU에서만 판매가 시작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여기에 보건당국이 흡연을 더 강력하게 억제하는 ‘금연 종합 대책’을 내놓으면서 두 업체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결국 성패는 담배 맛과 이에 따른 입소문으로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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