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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최근 보험업계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시장 포화나 저금리·저성장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고객 편의 증진에 중점을 맞추고 있다. 그 가운데 편리한 보험료 납부가 핵심이 되는데, 최근 보험사들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와 제휴해 휴대폰으로 청구서 확인부터 보험료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는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받는 일은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카드 결제를 허용하면 고객 만족도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 수수료 부담 때문에 고객 편의를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보험업계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등 보험업종과 상품 유형을 막론하고 올 1분기 기준 카드납지수(전체 보험료 대비 카드결제 비율)를 조사한 결과 10%를 넘는 것은 손해보험사와 자동차보험(76.6%)·보장성보험(10.8%) 뿐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저축성보험 카드납지수는 생명보험사가 0.9%, 손해보험사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생명보험사 저축성보험은 KB생명이 지난 5월 청약분부터 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카드 결제가 완전히 사라졌다.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의 성격상 카드 보험료 납부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 결제는 일종의 외상거래이므로, 저축성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는 것은 빚으로 저축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과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카드 납부 비율이 낮은 건 마찬가지로 조사돼 보험업계의 이러한 주장은 변명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 등은 “보험사나 상품에 따라 보험료 카드 납부를 아예 허용하지 않는 곳도 있고, 카드 납부가 가능해도 이를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카드 거부는 수수료 부담이 가장 큰 이유라고 평가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카드를 받을 경우 보험료의 2.5% 가량을 카드사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경우 결제가 매달 진행되기 때문에 수수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비용은 결국 상품 사업비로 포함되게 되고 결국 소비자 이익 감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보험업계 영업환경이 점점 더 악화되면서 카드 납부제를 더 축소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한다.

이에 한 보험 소비자는 “소비자들은 카드 납부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보험업계는 이를 역행하고 있다”며 “보험업계와 카드업계가 수수료 협상을 신속히 끝내야 소비자들도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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