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고조되고 있는 대형마트의 ‘1원 단위’ 초저가 전쟁이 ‘생수’에서 이번에는 ‘와인’으로 번졌다.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들은 올해 초부터 탈출구를 찾기 위해 ‘초저가’ 카드를 꺼내들었다. 가격 우위를 통해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생수를 놓고 가격 경쟁을 벌였던 대형마트가 이번에는 와인 초저가 쟁탈전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이달 19일부터 올해 말(12월 31일)까지 매그넘(1.5L) 사이즈 와인인 ‘레오 드 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스탱 멜롯’ 2종을 7900원에 판매한다.

일반적인 와인 용량인 750ml 기준으로 환산하면 1병당 3950원인 셈이다.

이 두 제품은 롯데마트에서 매년 4만~5만병씩 판매된 인기 상품으로, 기존에는 9900원에 판매됐다.

롯데마트 이영은 주류팀장은 “단순히 낮은 가격의 와인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스테디셀러 와인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며 “연말 와인 시즌에 맞춰 수준 높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와인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롯데마트의 가격인하는 이마트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일부터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 상품으로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 1병을 4900원에 내놓았다.

이 4900원짜리 이마트 와인은 출시 일주일 만에 11만병 넘게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이마트가 초저가로 판매한 와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의 구매자 55%는 이마트에서 최근 6개월 동안 한번도 와인을 구매하지 않은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가 상품이 고객들의 눈길을 끌어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자 롯데마트도 같은 용량으로 환산하면 이마트보다 더 낮은 3950원에 와인을 선보여 이마트의 저가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는 와인 이전에도 생수 시장에서 한차례 맞붙은 바 있다.

가장 먼저 이마트가 19일부터 생수(2L·6개) 가격을 1800원대로 낮추겠다고 선전포고를 하자, 롯데마트는 같은 용량 제품은 1600원대까지 내리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홈플러스도 가격을 1500원대로 내리며 맞불을 놨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초저가 경쟁에 돌입한 데에는 온라인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고객이 점점 줄어들자 업체들끼리 출혈이 큰 생존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를 끌어오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열될 경우 오히려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마트·이마트]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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