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히며 “북미 대화 재개와 3차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한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확인한 이번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2일 북한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를 향해 ‘중재자·촉진자가 아닌 당사자’로 나설 것을 촉구한 데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외교적 해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원칙을 재확인했고 빠른 시일 내에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남북 군사 긴장완화와 관계 개선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동력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남북미 정상 간 신뢰와 의지를 바탕으로 하는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에 대한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하노이 정상회담의 대화를 발전시켜 다음 단계의 실질적 성과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북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 또한 북미대화 재개와 3차 북미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월 하노이 협상이 결렬된 이후 답보상태에 머물던 북미관계 개진을 위해 김 위원장이 결단한다면 관계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전한 것으로, 미국과의 사전조율을 어느 정도 마친 지금 본격적인 남북대화를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 또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3차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이 함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점에서 남북이 다를 수 없다”며 “서로의 뜻이 확인된 만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여건이 마련됐다. 북한의 형편이 되는대로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불과 1년 전 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출발을 알렸다”며 “일촉즉발의 대결 상황에서 대화 국면으로 대전환을 이루고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까지 해낸 상황에서 남북미가 흔들림 없는 대화의지를 가지고 지혜를 모은다면 넘어서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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