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유독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신라젠 임상 실패 등 각종 악재로 침체됐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온다.

최근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꺾였던 바이오주 투자심리의 반등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기업의 상장 시 공모 규모는 9400억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이달까지 4170억원으로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셀리드·압타바이오·올리패스·녹십자웰빙·라파스·제테마·티움바이오 등이 상장을 마쳤다.

신규 상장한 109개 기업 중 제약·바이오기업이 가장 많은 23곳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제약·바이오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그도 그럴것이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미래 성장성을 높게 평가 받아 기술특례를 통시 주식 상장을 하지만, 올해에는 여러 사건으로 신약 개발 리스크가 커지면서 예전과 같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SK바이오팜이 주목받으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등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J헬스케어 등 기업 가치가 조 단위에 달하는 대어급들이 연달아 IPO를 추진하면 기대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5일 예비심사 신청서를 내고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 절차를 개시했다. 내규에 따라 거래소는 거래일 기준 45일 내에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

증권가에서는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1월쯤 상장이 확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0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평가한다.

하나금유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나 세노바메이트의 가치만 대략 5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대략 6조~8조원 규모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28개의 바이오기업들이 상장됐으나 대부분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사이즈에 그쳤다.

대형바이오 기업으로는 2016년 11월 9조원 규모로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2017년 7월 7조8000억원 규모로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 정도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엑스코프리의 FDA 승인은 대한민국 제약 산업에 한 획을 그은 주요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Sunosi)에 이어 엑스코프리까지 국내 최초로 FDA 승인 혁신 신약을 2개 보유한 유일한 제약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IPO시장에서 SK바이오팜과 더불어 대어로 꼽히는 곳은 CJ헬스케어다. 이 회사도 상장하게 되면 시가총액이 약 1조원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CJ헬스케어는 최근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빠른 시일 내 주관사를 선정한 후 상장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셀트리온까지 램시마SC의 유럽 내 판매승인을 받으면서 업계 훈풍에 힘을 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6일 램시마SC가 유럽 내 판매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쓰이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이 같은 SC 의약품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기존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유럽의약청(EMA) 심사과정부터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확장 신청을 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램시마SC는 바이오베터라는 차별점을 이용해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프라임 시밀러’ 전략 구사가 가능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임상결과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SC 시판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 다른 바이오시밀러와 차별화 된 위치에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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