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 악재가 겹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중장기적인 투자계획은 물론 사업별 하반기 경영전략까지 직접 챙기기에 나섰다. 이에 일환으로 지난 1일 DS(반도체‧디스플레이) 사장단을 주말에 소집한 데 이어 14일에는 IM(스마트폰‧통신장비) 부문 경영진을 만나는 등 임원진들과의 전략회의 등도 계속해나가고 있다.

14일 이 부회장은 경기 수원사업장에서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 실장(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을 불러서 오찬을 포함해 5시간 동안 경영전략 회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전날 IM부문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서 논의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하반기 경영 전략과 투자계획을 점검했다. 또한 5G통신 이후의 6G, 블록체인, 차세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첨단 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차별화 방안도 논의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올 1분기 실적 둔화의 원인이 됐던 DS부문 사장단과 회의를 열고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을 점검해 대책을 마련하고, 투자‧채용 계획 등을 직접 챙긴 바 있다. 당시 이 회의는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내외에 경여 환경이 위중하다고 판단해,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 부회장은 13일에도 DS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 투자계획을 챙기고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 리스크 대응 체계를 재점검했다. 아울러 향후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구도 변화 전망과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또 17일에는 삼성전기를 방문해서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챙기는 데 이어 삼성전자 CE(TV·가전)부문, 다른 계열사와 전략회의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업 전반과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한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경기 둔화로 인한 실적 타격이 큰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중장기적인 투자나 성장동력 개발뿐 아니라 스마트폰 단기 전략(하반기 전략)까지 챙기기 시작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위기의식이 크게 고조돼 있는데도, 사업지원TF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도 불확실성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경영진이나 컨트롤타워가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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