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최근 저비용항공사(LCC)는 노선 확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대형항공사(FSC)가 악재로 주춤하는 사이 이용률을 점차 늘려가며 FSC의 아성에도 도전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 확장에 열을 올리는 동안 그에 못지않게 LCC를 이용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불공정 소비자 약관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LCC의 국내선 여객 점유율이 50%를 웃도는 상황에서 사실상 관리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정확한 피해 현황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3일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교통연구원의 ‘저비용항공 피해구제 접수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총 1146건이다.

연도별로 나눠보면 지난해에만 379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25건(7%) 늘었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에 대한 민원 제기가 98건(25.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진에어(85건), 티웨이항공(72건), 에어서울(44건), 에어부산(23건) 등이 이었다.

전년 대비 민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항공사는 진에어(66.6%)가 차지했다. 이어 이스타항공 (39%), 에어서울(18.9%), 티웨이항공(14.2%) 순이었다. 에어서울의 경우 2016년 민원이 단 1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4건으로 3년 만에 44배 늘었다.

소비자 불만도 FSC 평균치를 상회했다. 같은 해 FSC 평균 피해구제 접수는 100만명당 5.5명이었지만, 에어부산을 제외한 4개 항공사는 모두 평균치를 웃돌았다.

에어서울은 평균 2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티웨이항공 7.3명, 진에어 6.9명, 이스타 항공 6.4명, 제주항공 5.9명 순으로 나타났다.

LCC의 국제선·국내선 여객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함께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LCC의 국제선 여객점유율은 2017년 5월 기준 25.7%에서 2018년 5월 28.6%, 2019년 5월 29.3%로 매년 늘고 있다. 국내선 점유율 추이도 2017년 5월 56.5%에서 올해 5월 57.5%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사정당국의 관리·감독은 LCC의 외형확장 속도에 맞춰가지 못하고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구체적 피해구제 통계나 소비자 약관의 불공정 여부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원은 국내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민원을 집계하고 있지만, 해외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현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저가항공사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 통계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과거 위탁수하물 분실·파손, 환불 위약금 관련 규정만 들여다봤을 뿐 저비용항공사의 소비자 약관을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 의원은 “과도한 저가경쟁은 여행사의 수익구조를 맞추기 위한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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