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한국기업, 한국인 대상 영업으로 해외 진출해온 한국 금융사

[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역동적이고 내실 있는 해외 진출을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해외 진출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은 지난 1989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총 11개의 해외법인과 2,500여명의 해외 임직원(한국 임직원 포함 5300여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자산은 2018년 기준 43조원에 이른다. (한국 제외한 해외 5개 금융법인 기준)

현대캐피탈은 특히 지난 4월, 6번째 해외 금융법인인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을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영업 개시에 들어갔다. 방코 현대캐피탈 브라질(BHCB)은 브라질 내 현대자동차 전속 금융사로서 브라질 현지에서 자동차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노하우에 방코 산탄데르 브라질의 탄탄한 현지 네트워크와 안정적인 운영시스템을 더해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렇듯 30여 년 간 현대캐피탈이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공에는 철저한 현지화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십 그리고 ‘글로벌 원 컴퍼니’라는 기업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해외 진출의 성공 비결 1, 현지화

현대캐피탈은 시장별로 차별화된 해외 사업 방향성을 수립하고 시장 규모 및 자동차 금융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국가별로 가장 적합한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정태영 부회장은 본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기에 앞서 정밀하게 해외 시장을 분석하는데, 이 때 분석의 핵심 기준은 ‘전략적 중요성’과 ‘진출 용이성’이다. 전략적 중요성은 시장 규모와 지리학적 위치, 현대·기아차의 상황 등을 반영하는 것을 의미하며, 진출 용의성은 정부 규제와 금융 인프라, 해당 지역 내 경쟁업체의 상황 등을 총괄적으로 분석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여기에 민족과 언어, 경제력, 현지 자금조달 경쟁력, 세부적인 현지 시장 상황과 실행 역량, 현지 현대·기아차 판매 기업과의 관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추가적으로 분석해 매트릭스 화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거점의 초기 리스크를 줄이고, 각 지역에 맞는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진출한 이후에는 현지 시장 및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현대·기아차의 금융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 예로,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는 리스와 정비, 보험을 하나로 묶은 구독 상품인 ‘현대플러스’를 2018년 7월 출시해 뉴멕시코, 오하이오, 텍사스, 위스콘신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대플러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차량을 사용하는 일종의 구독 서비스로 한 달 가격은 279달러(약 33만원)부터 시작되며 투싼, 싼타페, 쏘나타,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중 원하는 차량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해당 금액에는 차량 사용료, 보험료 및 서비스 유지 보수비용 등이 포함돼 있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차량을 소유,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구독하고자 하는 니즈가 큰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현대플러스’는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대차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필요 시 현지 금융사와의 JV를 통해 안정적인 리스크와 오퍼레이션 시스템을 운영하고 조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또한 현대캐피탈의 현지화 전략 중 하나이다.

현대캐피탈 해외 진출의 성공 비결 2, 글로벌 파트너십


현대캐피탈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글로벌 파트너십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캐피탈이 해외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구축해온 세계적인 금융사들과의 파트너십은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지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더 나아가 현대캐피탈 본연의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또한 꾸준히 내재화 하는 것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유럽 내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와 영국, 독일 및 브라질에서 합작법인을 운영 중이다. 산탄데르가 현대캐피탈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된 배경에는 현대캐피탈이 과거 GE과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룬 점, 높은 글로벌 신용등급을 획득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점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로서의 이점과 자동차 금융 분야 내 광범위한 전문성 등 다방면에 이르는 높은 평가가 있었다.

현대캐피탈 중국은 중국 국영기업인 북경기차(BAIC) 그룹의 투자 금융 자회사인 북경 기차 투자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시장이지만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5년 중국의 변화하는 금융시장 환경 및 시장 규제 등을 분석하기 위해 북경에 법인을 설립하고 7년여의 준비기간 끝에 현지 파트너사인 북경 기차 투자공사의 신뢰를 얻어 2012년 합작금융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 밖에도 현대캐피탈은 BNP 파리바(BNP Paribas), 소시에떼 제네랄, 유니 크레딧 등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쳐나가고 있다. 


현대캐피탈 해외 진출의 성공 비결 3, 글로벌 원 컴퍼니

한편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글로벌 임직원수가 늘어날수록 현지화와 함께 ‘글로벌 원 컴퍼니’로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공통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업문화는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인 동시에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위한 전략적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 기업에 걸맞는 혁신적이고 선진화된 기업문화와 HR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고, 동시에 이를 전 세계 임직원들과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이 글로벌화 됨에 따라 전 세계 모든 법인에 적용 가능한 동일한 직급 체계인 ‘글로벌 밴드’를 2016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전 세계 근무자들에게 새로운 커리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0년부터 도입한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은 이미 260여명 이상이 참여한 프로그램으로 GEP(Global Exchange Program), TD(Talent Development) 등의 세부 프로그램들을 통해 전 세계 임직원들이 각 글로벌 법인을 오가며 중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타 법인에서의 업무 경험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7년 TD 프로그램으로 현대캐피탈 러시아(HCR)에서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로 파견된 알렉스 구린은 러시아에서 테스트했던 상품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시장에 특화된 차량 구독 서비스인 ‘현대플러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및 전세계 법인들의 기업문화를 교류하는 ‘글로벌 기업문화 앰버서더’ 또한 국적과 언어, 문화가 다른 글로벌 임직원들 간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비스니스 확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파트너사의 일하는 방식과 기업문화가 전 세계 현대캐피탈의 일하는 방식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이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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