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미디어·보안·커머스·모빌리티 ‘5대 핵심사업’ 확립
박정호 사장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 꼭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명 개명 논의 중…통신 부문 물적분할해 ICT 사업 총괄할 듯

▲ 지난달 17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온오프라인 타운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무선통신(MNO)과 신사업(뉴 비즈·New Biz)를 두 성장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한 정보통신기술 복합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2020년 1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신년사)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이 신사업(New Biz, 뉴비즈) 청사진을 완성했다. SK텔레콤이 단순한 통신기업을 넘어 SK그룹 전체의 ICT 사업을 총괄하는 중간지주회사로 탈바꿈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SK텔레콤의 5대 핵심사업 (인포그래픽=SK텔레콤)

올해 SK텔레콤은 신사업 개편을 위해 숨가쁘게 움직였다. SK텔레콤은 전통적인 이동통신사업(MNO)에 ▲미디어(웨이브, SK브로드밴드) ▲보안(ADT캡스, SK인포섹) ▲커머스(원스토어, 11번가) ▲모빌리티(T맵) 등 4개의 신사업 영역을 더해 ‘5대 핵심사업’을 확립했다. SK텔레콤이 직접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닌, 자회사를 두고 해당 사업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합병‧외국 기업과의 협력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손을 잡고 모빌리티 합작 법인의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모빌리티 사업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통과됐다. 이에 따라 모빌리티 사업을 총괄하는 합작법인인 ‘티맵모빌리티’가 이달 29일 정식 출범한다.

지난달 17일엔 글로벌 이커머스의 ‘공룡’인 아마존과 11번가의 협력 사실을 발표했다. 즉,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직구(국내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해외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지난달 27일엔 보안부문 자회사인 SK인포섹과 LSH(ADT캡스 모기업)의 합병을 발표했다. 정보보안을 담당하는 SK인포섹과 물리보안을 담당하는 LSH를 합쳐 종합보안 기업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올해 상반기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하며, 미디어(IPTV)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

향후 SK텔레콤은 이들 자회사 기업 공개에도 나설 전망이다.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원스토어 IPO를 위한 주간사 선정을 완료했다. 내년 하반기 상장 완료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다섯 자회사의 IPO를 진행해 금융시장서 인정받으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명실상부한 SK그룹의 ICT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해 1월 세계가전전시(CES) 행사에 참석해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을 꼭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현재 사명 개명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이름으로는 T스퀘어, SK투모로우,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통신에 국한되지 않는 기업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면 SK그룹 전체의 지배 구조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SK그룹은 SK(주)의 자회사로 SK텔레콤을 두고, 그 아래 손자회사로 SK하이닉스를 두고 있다. 만일 SK텔레콤이 통신부문을 따로 물적 분할하고, 나머지 부분을 SK그룹의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이 중간지주사가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하는 것보다 물적분할하는 것이 규제당국이나 정치권, 언론으로부터 비판받을 부담이 적다"며 “지배구조 개편은 물적분할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