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삼성생명 등 총 15.1조 석탄금융…국내 최대 규모
시민사회 탈석탄 선언 압박…“2·3위 기업들 선언 이어질 것”

▲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삼성계열 금융사들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삼성계열 금융사들은 국내 민간 금융기관 중 석탄사업에 가장 활발하게 투자해온 만큼, 이번 탈석탄 선언이 석탄금융사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대응하기 위해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향후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보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과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내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국내 민간 금융기관 중 석탄사업에 가장 활발하게 투자해왔다.  

 

▲ 삼성화재.삼성생명 석탄금융 규모 (자료제공=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발표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 금융계열사의 석탄금융은 총 15조1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그룹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

삼성화재의 석탄금융규모는 총 7조7073억원으로 전체 석탄금융에서 13%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생명은 총 7조4115억원을 투자해 전체 석탄금융에서 12.5%를 차지했다. 국내 민간 금융기관 중 각각 1, 2위에 해당한다.

삼성화재는 보험지원을 통한 금융지원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삼성생명은 주로 자산운용을 위한 PF대출과 회사채 인수를 통해 금융지원 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측은 “삼성은 금융제공뿐만 아니라 직접 건설에도 참여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반환경적인 경영에 대해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에서 추진 중인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시공사업자로 참여한다.

실제로 이번 탈석탄선언이 있기 전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로 석탄화력발전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투자한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연간 최소 650명에서 최대 106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고, 가동 기간(평균 31년) 동안, 조기 사망자 수는 최대 3만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모델링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을 포함해 글로벌 연기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석탄 산업 투자 규모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내 보험사는 탈석탄에 무관심했던가 무풍지대로 있다가 전세계적인 탈석탄선언이 계속 이어지면서 시민 사회 압박을 받게 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석탄금융을 주목하는 상황에서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선언은 상당히 늦은 측면이 있다”며 “스위스리, 뮌헨리 같은 해외 재보험사 같은 경우에는 이미 그전부터 탈석탄 선언을 해왔다”고 말했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탈석탄 선언은 국내 석탄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탈석탄 금융 선언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사무국장은 “석탄금융 1위 금융그룹이 탈석탄 선언을 한 것”이라며 “2위, 3위 기업으로 계속적인 선언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이미 한 금융그룹에서 탈석탄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탈석탄 선언을 계획 중인데 발표시기와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금융기관 중 총 18개 기관이 탈석탄 선언에 동참했다. 이중 민간 금융기관으로는 DB손해보험과 KB금융그룹 13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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