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국민의힘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를 건의한데 대해 “사퇴할 사람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며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총리가 요즘 좀 이상하다”며 “제대로 법대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 총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것은 무슨 해괴한 발상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자진 사퇴는 그야말로 스스로 그만두는 것인데, 총리가 자진 사퇴하라고 말하는 건 그 자체로서 앞뒤가 맞지 않는 형용 모순”이라며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권을 가지고 있는 총리가 대다수 국민이 잘못돼도 너무 잘못됐다 하는 추 장관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냥이 끝나니 윤 총장을 팽하려는 모양인데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있을 법원의 (윤 총장이 신청한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한 판단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살아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어제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를 강조했는데, 공동체의 이익을 뒤흔든 건 다름 아닌 추 장관”이라며 “추 장관이 하는 일의 실상은 대통령의 뒷배에 힘입어 겉으로는 검찰개혁, 안으로는 정권 비리 방탄 철옹성을 쌓는 것이란 건 삼청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언론은 문 대통령의 선공후사 발언이 검찰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제 추 장관은 마지막으로 선택할 순간이 코앞에 있다”며 “결코 들을 리 만무하겠지만 즉각 불법 징계를 철회하고 응분의 책임을 다하기를 당부하며, 대통령께서도 사태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조치에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성일종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 왜 동반 사퇴를 해야 하나. 사퇴할 사람은 추 장관”이라며 “추 장관이 오면서부터 항상 시끄러웠다. 윤 총장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 수사를 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대전에서 하고 있는 원전 수사도 그렇다. (원전 조기폐쇄) 공문서 444건을 휴일에 그것도 밤 11시에 파기하고 경제성을 조장한 것에 대한 구속을 해야 되겠다 지침을 올리니까 지금 틀어막고 있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이러한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 동반 사퇴론을 거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 비대위원은 일선 검사들이 잇따라 윤 총장의 징계를 반대하는 집단 성명 내지 입장을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가에서 큰일을 함에 있어서 적법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쳤으면 과연 이 법을 다루고 있는 법조인들이 항명(명령이나 제지에 따르지 아니하고 반항함)할 수 있었을까 싶다”며 “적법한 절차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사들이 또 일반직까지 포함해서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의 경우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서 불리하니까 발을 빼고 있고 수사가 먼저라고 얘기하는데 지금 수사를 신뢰할 수가 없다. 그러니자당의 이낙연 대표가 국정조사를 꺼낸 게 아니겠냐”면서 “그대로 진행하자가 저희당(국민의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최근 정 총리가 사실상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로 당내 영향력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