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가격 3달러 선도 무너져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한국 반도체 업계의 주력 상품인 D램 현물 가격이 2달째 하락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D램 가격 하락이 2분기 국내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D램은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로 PC의 비교적 저용량 저장장치부터 서버‧데이터 센터 등의 대용량 저장 장치까지 두루 활용된다.

22일 D램 관련 시장 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 가격(DDR4 8Gb기준)은 지난 4월 초 최고점인 개당 3.6달러 선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다. 이날 최저 가격은 개당 2.90 달러로 3달러 선도 무너졌다.

이와 같은 D램 가격 하락의 원인엔 코로나19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분기엔 기업들이 재택근무, 비대면 업무 확대로 D램 구매를 이어갔지만, 이번 분기 들어선 이미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일시적으로 매수를 멈췄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기 내내 이어진 D램 현물가격 하락이 반도체 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까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국내 확산에도 지난 1분기에 국내 반도체 업계가 깜짝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요인엔 D램 부문의 선전이 꼽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2분기는 주요 제품 수요에 대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 D램의 거래는 기업 간의 거래 위주인 고정가격과 소매 규모의 거래 위주인 현물가격의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4월부터 D램 고정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현물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이 결국 고정가격을 낮춰 전반적인 D램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D램의 주요 매출이 기업 간 거래에서 오는 만큼 단순히 현물가격의 하락만으로 실적 하락을 단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통상 D램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의 구축을 위한 고성능D램이다”라며 “이러한 고성능D램은 개인 간 거래는 거의 없고 기업 간 거래가 주다. 따라서 고정거래가가 기업에겐 더욱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닌 방식으로 시중에서 거래되는 D램은 통상 데스크톱 등에 사용되는 PC용 제품”이라며 “PC용 D램은 서버용의 고성능 D램보다 가격이 낮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적은 편”이라 덧붙였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물가격은 시장 조사 기관에서 여러 반도체 업계의 거래 가격을 고려해 특정 품목 별로 평균 가격을 낸 것”이라며 “실제로는 고정거래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장거래가(현물가격)와 기업 간 고정거래가가 전혀 맥락 없이 움직이진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유의미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2분기 사업보고서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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