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 공개‥AI·클라우드 등 신사업 강화
2025년까지 IT 등 비통신 매출 2배로‥KT 전체 매출 20조원 목표
11월엔 빅데이터·블록체인 연계한 KT DX 플랫폼 출시 예정

▲ 구현모 KT 대표가 28일 '경영진 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한다는 KT 성장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KT는 선제적으로 준비한 DX 역량과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가겠다.”

KT가 기업 간 거래(B2B) 브랜드인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공개하고, 통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임을 선언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초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의 ‘ABC’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과 B2B 사업 등의 ‘기회의 땅’에 먼저 도착하겠다는 의지다.

28일 KT는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Digaital-X 서밋 2020’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그간 KT가 추진해 온 디지털 혁신 사업성과 보고 겸 ‘ABC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방향을 안내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에는 구현모 KT 대표를 포함해, 박윤영 KT 기업부문장 사장, 전홍범 AI/DX 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 임세현 BC카드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는 취임 7개월 차를 맞은 구 대표의 사업성과 발표로 시작됐다. 구 대표는 취임하면서 그간 KT의 오래된 과제로 꼽혔던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숙제는 케이뱅크와 케이블TV 인수였다. 케이뱅크는 현재 인터넷 금융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와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증자 문제로 몇 년 간 제자리 성장만 이어왔다. 또한 ‘미디어 1등’을 위한 초석으로는 케이블 TV 인수가 시급했다.

구 대표는 “최근 BC카드가 케이뱅크의 1대주주가 되고, 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한숨을 돌렸다”며 “케이블TV 인수는 현재 현대HCN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KT 그룹의 일원으로 정식 편입됐다. KT는 향후 케이뱅크를 국내1위 결제 플랫폼을 보유한 BC카드와 KT의 ICT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혁신 서비스로 키워낼 계획이다. 미디어의 경우, 현대HCN을 인수하면 그룹 내 미디어 사업 매출이 3조원 가까이 된다. 또한 넷플릭스와의 제휴, 쇼핑, 교육 등의 서비스를 추가해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또한 KT의 OTT인 ‘시즌’의 성장도 예고했다. 구 대표는 내년 본격적인 시즌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구 대표 앞에 놓인 두 번째 과제는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차세대 성장동력을 다지는 것이었다. 구 대표는 차세대 먹거리로 AI와 클라우드를 골랐다. 그는 “내년엔 가시적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KT는 LG전자, LG유플러스, 현대중공업그룹, 카이스트, 한양대 등이 함께하는 산‧학‧연 연합체인 ‘AI원팀’을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로봇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클라우드 생태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클라우드 원팀(가칭)’ 출범도 준비하고 있다. ▲클라우드 관련 기술교육 ▲신기술 인프라 ▲전문 기술 컨설팅 ▲스타트업 투자 등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국가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디지털 뉴딜 완성에도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AI와 클라우드 등의 신사업이 다소 생소해 ‘뜬구름 잡는 소리 같다’는 비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구 대표는 명료하게 “지난 4년간 AI와 빅데이터 등 분야를 개척해본 결과, 돈과 연결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기술은 특정 분야와 결합해서 사업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한데, KT는 이미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KT는 그간 쌓은 ABC 기술을 기업 간 거래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구 대표는 KT가 외국계 사업자와는 달리,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국내 압도적 1위 사업인 미디어(IPTV, 스카이라이프) ▲금융(BC카드, 케이뱅크) ▲B2B 사업 노하우 ▲국내 1위 클라우드를 꼽았다. 이어 “지난해 미디어와 기업 IT 솔루션, AI/DX 부문은 20%, 18%, 8%씩 성장했다. 미디어와 AI·DX 분야의 성장이 내년부터 더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KT의 B2B 사업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2016년 유무선 통신 매출 비율이 66%에 달했던 것이 50%로 줄었다. 반면, IT‧미래사업 등의 매출 비중은 절반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구 대표는 “ABC 중심의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으로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을 2배로 끌어 올리겠다”며 “현재 전체 매출 15조원 수준인 것을 오는 2025년에는 20조원으로 늘리겠다. 이 중 절반인 10조원은 B2B 등 비통신 분야에서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향후 KT의 미래가 통신 대 비통신 사업의 수익 비중을 5대 5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KT는 이제 통신 기업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기업이다. 네이버나 카카오와는 다른 통신 기반 플랫폼 기업이며, 주력 사업도 통신에서 플랫폼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개한 것이 ‘KT 엔터프라이즈’다. 내달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혁신 서비스를 연계한 'KT DX 플랫폼'도 출시한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독일 통계 포털 슈타티슈타와 IT 리서치전문기업인 IDC에 따르면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오는 2023년 2조3000억 달러(한화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DX 적용 계획이 지난해 기준 20%에 그쳤던 반면, 내년은 65%, 오는 2023년은 80%의 기업이 DX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M&A, 분사, 상장 등 측면에서의 구조적 변화도 언급됐다 구 대표는 "2023년까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추진이 목표다. 분사 등도 내년 정도면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회사 내 M&A 전문가로서 컸고, 이쪽 부분을 어떻게 하면 되는 지 다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구 대표는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가 내년 즈음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 자신했다.

한편 구 대표는 시장에서의 KT의 가치가 저평가된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주가, 즉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잘 반영이 되지 않는 것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 가장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올해 주식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좀 특이한 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타사의) 자회사, 분사, 상장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은 올해 같은 시장 아니면 통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보면 개인투자자 기만이다. 그런 면에서 KT는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고 평가받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주식시장이 올해처럼 비정상적으로 돈이 몰리는 게 아니어도,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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