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분기 태블릿PC 출하 89.2% 급증
세계 시장점유율 20% 육박..애플과 격차 줄여

▲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출시한 태블릿PC인 '갤럭시탭S7/S7+'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태블릿PC 업계 1위인 애플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태블릿PC 시장이 호황을 맞은 데 이어 지난 9월 정식 출시한 ‘갤럭시탭S7’시리즈가 흥행 몰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CD의 전 세계 분기별 개인 컴퓨팅 기기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4760만대로, 지난해(3810만대)에 비해 24.9%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재택근무 등이 늘어나며 태블릿PC 수요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태블릿PC 시장의 확대에 삼성전자도 출하량을 크게 늘렸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940만대로, 지난해(500만대)보다 약 89.2%나 급증했다. 시장 점유율은 19.8%에 달한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업계 1위인 애플(29.2%)과의 격차를 크게 줄인데 이어 안드로이드 OS 기반 태블릿PC 시장 1위의 위치를 확고히 굳혔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최초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후 점유율 30% 가량을 유지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수성해 왔다. 또한 지난 2011년 팀 쿡 애플 CEO 취임 이후, 아이패드 제품군 다변화에 공을 들였다. 


현재 애플은 ‘아이패드’ ‘아이패드에어’ ‘아이패드프로’로 이어지는 교육용~전문가용 모델까지의 제품군을 갖췄다. 휴대성을 확보한 작은 태블릿 라인인 ‘아이패드미니’ 시리즈도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에만 총 4개의 태블릿PC 모델을 공개하며 제품군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엔 ‘갤럭시탭S6lite’를, 8월에는 ‘갤럭시탭S7/S7+’ 시리즈를 공개했다. 유럽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제품인 ‘갤럭시탭A7’도 내놓았다. 이를 통해 교육용 보급형 모델(갤럭시탭S6lite)에서 전문가용 모델(갤럭시탭S7+)로 이어지는 태블릿PC 선택지를 두루 갖췄다.


특히 최상위 모델인 S7+의 경우,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중 유일한 12인치 대 제품이다. 출시 당시 애플의 아이패드 프로가 독점하고 있던 12인치형 태블릿PC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S7시리즈가 크게 흥행에 성공했다. 실제로 해당 제품은 지난 8월 국내 사전 예약판매 당시 하루 만에 온라인 채널에서 동이 났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탭S6 사전판매 물량 전체 대비 약 2.5배 많은 수준이다. 첫날 판매량만 비교할 경우 약 10배 많다. 안드로이드OS 기반의 고성능 태블릿PC가 필요한 소비층을 잘 공략한 결과다.


한 갤럭시 탭S7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저가형‧보급형 제품이 많다. 또한 해외 제품이 많아 AS도 걱정됐는데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해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드로이드OS를 적용했으면서도 아이패드와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제품군은 갤럭시탭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탭 S7 시리즈에 태블릿PC 업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이 가능한 칩셋을 적용했다. 칩셋 성능이 향상된 만큼 통신 속도뿐만 아니라 GPU, CPU의 성능 좋아져 고사양의 게임이나 3중 멀티태스킹도 가능하다. 애플의 최상위 태블릿PC 제품인 아이패드 프로는 아직 5G를 지원하고 있지 않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다음에 출시되는 아이패드 프로 모델부터 5G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스펙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액세서리 등 태블릿PC 전반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패드의 OS인 IOS가 지난 2010년부터 축적해 온 태블릿 생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 ▲ 드로잉 툴 '클립스튜디오'를 삼성전자 갤럭시탭S7+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먼저, 갤럭시탭 S7시리즈는 웹툰‧일러스트 작품활동에 두루 사용되는 ‘클립스튜디오’를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서는 최초로 지원했다. 제품 구매 시 6개월 간 앱 무료 체험도 지원한다. ‘굿노트6’, ‘노타빌리티’ 등 필기 앱을 앞세워 대학생 등의 수요를 선점한 애플을 겨냥해 무료로 제공되는 ‘노트쉘프(Noteshelf)’앱과 그래픽 디자인 제작 플랫폼 ‘캔바(Canva)’도 대대적 정비를 마쳤다.


S7시리즈의 스타일러스 ‘S펜’도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등의 방식으로 지연속도를 9밀리세컨드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태블릿 펜 기술 특허를 다량 보유한 일본의 와콤과 지난 2011년부터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양질의 필기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태블릿PC 점유율 확대는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번 갤럭시탭 S7 시리즈의 흥행이 이어지면, IOS에서만 사용할 수 있던 전문가용 앱을 안드로이드에서도 지원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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