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분석보고서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한 통화완화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연준은 보고서에서 “자산축소는 미 경제에 어떤 가시적인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BC의 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은 지난 5일 공개한 분석보고서에서 연준이 여태껏 사들인 채권을 매각하는 자산축소는 성장에 가시적인 부정적 충격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통화정책 중립화가) 미 경제를 정말로 둔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는 상반되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쓴 연준 이코노미스트 크리스토퍼 닐리는 “이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거두게 되면 실질적인 (경제) 활동을 둔화시키고,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물가도 낮아지게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그렇지만 지속적인 연준의 자산축소는 2018년 자산시장 약세장에 책임이 없고 향후 경제활동을 심각히 위축시킬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준은 전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월부터 자산축소 규모를 줄여 9월에는 일단 이를 완전히 종료하기로 했다.

닐리는 연준의 최근 자산축소 감축 속도가 이어지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흐름으로 회복하는데 최소 5년이 걸린다며 “이처럼 완만한 축소 흐름은 갑작스럽고 대대적인 주식 등의 자산가격 변동과 대비를 이룬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자산매입 발표 뒤 주가 등은 곧바로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닐리는 이어 연준이 이미 2014년 채권 매입을 중단했고, 2015년부터는 금리인상을 시작했기 때문에 통화긴축은 이미 예전에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이며 그간 금융시장이나 미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을 거의 미치지 않아왔다고 설명했다.

닐리는 또 연준의 자산축소는 장기간 시장이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작은 규모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연준의 자산축소는 “경제활동을 심각히 저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마무리지었다.

한편 연준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 동안 FOMC를 개최한다. 5일 기준 미 고용동향으로 볼 때 연준이 당분간 금리와 관련해 인내심을 갖고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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