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북한은 27일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중재자 또는 촉진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조·미 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봐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쏘아 붙였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조미 관계를 중재하는 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권정근은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 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이는 비핵화 협상의 주체인 미국과 북한의 대화에 남한이 주제넘게 껴들지 말라는 지적이다.

권정근은 또 “지금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도 한판 끼여 무엇인가 크게 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 사이에도 여전히 다양한 경로로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고도 했다.

나아가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 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해 나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다소 불만 섞인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이 같은 담화는 전날(26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외 6개 통신사 서면 인터뷰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별도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며 애써 말을 아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