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아세안정상회의 열리는 타이밍에…작정하고 文대통령 모욕 주기”

▲(왼쪽) 김정은, (오른쪽) 문재인 대통령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인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5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는 서해상 해안포 사격을 지시하고 북한군이 사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방어대를 시찰하셨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셨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해안포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렸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 위반…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혀

이에 국방부는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항의했다. 이는 국방부가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한 이후 북한의 위반 사례를 지적한 첫 유감 표명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언급한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당국이 합의한 후 충실히 이행해 온 9‧19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서해 완충구역 일대에서의 해안포 사격훈련 사항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1일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이날 열리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몇 차례나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온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공개하며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문 대통령의 초청을 공식 거절했다.

“文, 이런데도 항의안하고 침묵? 정상국가지도자 포기하는 것”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의 해안포 사격 지시는 아세안 정상 다 모인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작정하고 모욕 주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항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일본에서 나오는 거슬리는 말 한마디에도 분노하며 항의해 왔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그 많은 미사일 도발, 인신공격에도 한마디 안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이번만은 달라야 합니다.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리는 타이밍에 김정은이 직접 해안포 사격을 지시했다”며 “이것은 아세안 정상들 앞에서 문 대통령을 작정하고 모욕 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이 자랑하는 (남북관계 등의) 최대 업적을 전면 무효화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항의하지 않고 침묵한다면 정상국가의 지도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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