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 손을 맞잡고 있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3일 나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미국을 방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귀국해 황 대표를 찾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황 대표를 찾아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날 오전 5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나 원내대표는 단식 나흘째이자 전날(22일) 청와대 앞에서 텐트를 치고 첫 철야 농성에 벌인 황 대표가 있는 청와대 앞으로 향했다.

황 대표를 만난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한일 갈등을 지소미아 문제와 연계시킨 것에 대해 미국의 우려가 굉장히 크지 않았느냐”며 “이러한 미국의 우려와 대표님의 구국 단식, 국민들의 저항으로 문재인 정권이 조건부 연기 결정을 내려 정말 다행”이라며 지소미아 종료 유예에 대해 언급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지소미아 중단 결정이 앞으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며 “미국을 방문해 많은 국민들이 한미동맹을 중요시한다는 것과 대표님의 의지도 잘 전달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대표님이 건강을 잃으시는 게 아닌가 너무나 걱정이 된다”며 “대표님의 뜻을 저희가 잘 받들어 원내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사실 (단식을)시작한 것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 잘 싸워보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서는 “대표가 구국의 결단으로 단식을 이어가고 계시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고 왜 이렇게까지 야당 대표께서 단식에 이르게 된 것이냐”며 “대표님의 뜻은 지소미아 파기 반대와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 저지다. 그것이 한국당의 뜻이고 한국당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의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뜻을 잘 관철할 수 있도록 앞으로 국회에서 하나하나 논의하고 풀어갈 부분은 풀어나가겠다”며 “문재인 정권이 황 대표 말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황 대표를 찾았다.

오 전 시장은 “주무시지도 못하고 식사도 못하시고 건강이 많이 안 좋으실 것 같은데 어떡하느냐. 날이라도 좀 따뜻해야 하는데, 곧 또 추워진다고 하는데 드릴 말씀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에 황 대표는 단식으로 인한 기운 빠진 목소리로 “저를 위해 여기까지 나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힘든 곳에서 고생하신다”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와의 경쟁을 격려했다.

황 대표의 격려에 오 전 시장은 “요즘 좀 변수가 생겨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설’이 있어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다”며 “아무튼 큰 결심하셨다. 건강 조심하시라”고 했다.

한편, 나흘째 단식 농성에 들어간 황 대표를 찾은 지지자들은 응원과 박수, 편지를 전했고, 이에 황 대표는 감사를 전하며 손을 흔들거나 때로는 지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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