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윤석열 대망론] ‘살아있는 권력’ 쳐내고, ‘대권가도’ 달리나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3 1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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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형 지도자’ 윤석열…용산 쯤에서 북쪽으로 틀까

▲윤석열 검찰총장.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이번 추석밥상의 화두는 단연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닐까 싶다.


한 때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 수사팀장으로 일했던 윤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적폐청산에 대한 강경 수사를 벌여 일부 보수우파 지지층들로부터 역적(?)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적의 적은 동지’라 했던가.

조 장관 일가에 대해서도 봐주기 없는 수사를 벌이고 있는 ‘윤석열호(號) 검찰’로 인해 반문(반문재인) 성향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와 <주식갤러리>, 보수성향을 가진 일부 페이스북 네티즌들 사이에선 현재 ‘윤석열 찬양’ 일색 등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형만 믿어”, “너를 응원하게 될 줄은 몰랐다”, “차기 대권 나오세요” 등 일부 보수우파 지지층들로부터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는 윤 총장.

이에 <스페셜경제>는 민심(民心)이란 호랑이 등을 타고 있는 윤 총장이 대통령을 등에 업고 있는 장관 ‘조국’을 넘어 ‘살아있는 권력’까지 넘볼 수 있을지 면밀히 짚어보기로 했다.
 

윤석열, “표범이 사슴을 사냥하듯”…조국도 수사할까
조국 임명 강행한 文대통령, 尹총장과도 불꽃 튀기나

 

윤 총장이 검찰총장에 취임할 때인 지난 7월 25일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조국 당시 후보자를 두고 사모펀드·웅동학원·딸 논문 논란·부정입시 등 각종 의혹들이 쏟아졌는데, 정치권 일각에선 “조국 끝난 거 아니냐”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이에 ‘윤석열호 검찰’은 문 대통령 지시대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조 당시 후보자 일가와 관련된 기관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고강도 수사를 이어갔다.

심지어 딸 조모 씨의 ‘동양대 총장상’과 관련, 사문서 위조 의혹에 휩싸였던 조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영문학 교수는 지난 6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종료직전이자 공소시효가 끝나는 7일 자정 직전 해당 혐의(사문서 위조)로 검찰에 기소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그럼에도 불구,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도 있는 조 후보자를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직 임명을 강행했다.

윤 총장은 조 장관이 임명된 날 대검찰청 청사 구내식당에서 간부들과 점심식사를 하며 “나는 정치엔 하나도 관심이 없다”면서 “중립성을 지키며 본분에 맞는 일을 하면 된다”고 검사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도 9일 취임 이후 첫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해 “검찰로부터 보고받거나 검찰총장을 지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국 복마전(伏魔殿)’을 통해 드러났듯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조국’ 답게, 이 역시도 말 뿐이었을까.

조 장관을 수장으로 모시게 된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이날 대검 고위 간부에게 ‘조국 관련 수사’를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수사팀에 맡기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사 시절 “표범이 사슴을 사냥하듯이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한 윤 총장이다. 그는 ‘수사의 중립성’을 내세우며 단칼에 거절했고,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 우려한 조 장관과 윤 총장의 ‘강 대 강 매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부 장관.

 

윤석열, 조국사태 공정수사로 ‘민심의 소환’ 받을까

조 장관은 검찰개혁 의지가 강하다. 자신이 한 때 몸담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의 비(非)검찰인 황의석 법무부 인권국장을 검찰개혁추진단장에 임명했을 정도다.

그러나 법조계와 여의도 정치권에선 조 장관의 검찰개혁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조 장관의 검찰개혁 구상안이 현실화되면 그동안 기소권 독점과 경찰 수사 지휘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던 검찰 조직은 그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될 경우 자신들도 수사 대상이 돼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검찰 조직이 극렬하게 반발하더라도 완성을 해야 할 목표처럼 보인다.

다만,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힘이 비대해지고 비대해진 경찰을 검찰이 견제하기 어려워진다면, 나아가 공수처를 앞세워 검찰 조직에 힘을 빼고 수사를 좌지우지 하려는 목적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는 검찰개혁이 아닌 주인을 물지 못하는 ‘이빨 빠진 권력의 충견’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 어느 조직보다 보수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한 검찰 조직의 수장 그리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 입장에선 검찰개혁이란 그럴듯한 포장 안에 감춰진 이러한 우려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지목된 조 장관이 온갖 비위 행위에 관여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어쩌면 윤 총장은 이 정권의 검찰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신뢰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러한 불신이 조 장관을 겨냥한 고강도 수사를 이어가는 배경일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검찰개혁 적임자로 지목된 조 장관, 바로 자신 때문이라는 얘기다.

법무부 장관 조국은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 같은 인물로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조국 복마전을 거치면서 ‘조국 대망론’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지는 해가 있다면 떠오르는 태양도 있는 법. 조 장관이 지는 해라면 파란만장한 ‘검사 윤석열’이 떠오르는 태양으로 여겨진다.

물론 ‘엿’ 배달로 대검이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여론이 윤 총장을 응원하고 있는 만큼 윤 총장은 이미 민심(民心)이란 호랑이 등을 타고 있다.

‘윤석열 대망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집권세력 일각에선 검찰 인사권을 행사해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야 한다는 주장이 나돌고 있다. 즉, 대검과 중수부 등 ‘윤석열 사단’을 지방으로 좌천시켜야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윤 총장 입장에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고, 검찰 고위 간부는 물론 평검사까지 줄사표를 내는 등 이른바 ‘검난’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조국과 윤석열’ 아니, 이제부터는 ‘문재인과 윤석열’의 본격적인 진검승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 용산 쯤에서 두 가지 갈래길에 선 듯 보인다. 남쪽으로 꺾으면 대검찰청이 있고, 북쪽으로 꺾으면 청와대가 있다.

비록 “정치엔 하나도 관심 없다”는 윤 총장이지만, 그가 이번 조국사태로 인한 2030 청년들의 좌절감과 허탈감, 분노를 공정한 수사를 통해 해소시킬 수 있다면, 그가 거부해도 차기 혹은 차차기 대권주자로 ‘민심의 소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총장. 그가 향후 행보를 남쪽으로 틀어 ‘존경받는 검사’로만 남을지, 북쪽으로 틀어 ‘살아있는 권력’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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