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산업부와 코세페 추진위에 따르면 행사 개막일인 11월1일부터 11월7일까지의 중간 집계 결과 일주일간 카드사 매출이 17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났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카드사들이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개시 일주일 만에 매출액 17조를 달성했지만 기쁨과 긴장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개정안이 최근 발의되면서 쇼핑 매출 증가가 수수료 인하의 또 다른 명분이 될까 긴장감이 웃도는 상황이다.


13일 산업부와 코세페 추진위에 따르면 행사 개막일인 11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의 중간 집계 결과 일주일간 카드사 매출이 17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났다. 코세페가 소비심리 회복을 넘어 실제 소비 증가 및 내수진작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세페는 1784여개 유통·제조·서비스 기업이 참여하는 국내 대규모 쇼핑주간으로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카드사들은 쇼핑 이용자들을 상대로 다양한 할인·캐시백·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구매 열기를 북돋았다.

코세페에 참여한 소비자 A씨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라 큰맘먹고 나왔다"며 "주말에 백화점에 갔는데 계산대에 줄이 굉장히 길었다. 고기가 100그램에 4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팔렸고, 노트북이랑 시계, 겨울 패딩도 싸게 구매할 수 있었다. 지인은 백만원 쓰고 나는 하루 동안 수십만원 긁었는데 카드사 이벤트 덕에 할인 쿠폰북도 받았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 속 코세페 등 쇼핑 매출 증가가 호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보인다. 17조 매출액도 중간 집계 결과인 만큼 최종 결산에서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코세페 중간 집계상에는 매출액 외에 카드 결제 가맹점 종류와 규모 등을 알 수 없어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이 어느정도를 차지하는지 가늠할 수 없다"며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에서의 매출이 높았다면 카드사에게도 긍정적인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 코리아 세일 페스타 코세페 일정 및 정보


항간에서는 양호한 매출 실적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의 명분으로 작용할 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현재 카드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에 기반해 3년마다 조정한다. 다음 책정 시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도 카드수수료 인하 논의를 추진하는 분위기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당국이 매출액 기준이나 우대수수료율 등을 정할 때 가맹점 의견을 듣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같은 당 구자근 의원도 앞서 중소가맹점에서 결제되는 1만 원 이하 결제액에 대해 카드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고 전통시장 내 가맹점의 경우 매출액와 관계없이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여신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는 수수료를 낮춰 어려운 중소상인이나 가맹점의 형편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카드사들은 매출이 높아도 원가 이하의 수수료 이익을 받는 역마진을 겪고 있어 불황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영세·중소가맹점의 경우 수수료가 굉장히 낮아졌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211만 곳이 신용카드 기준 0.8%, 체크카드 기준 0.5%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다른 중소가맹점도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건 마찬가지다"며 "최저임금 상승 이후에도 소상공인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수료 대폭 인하를 강요받은 바 있다. 내년 수수료 산정시에도 낮추는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세페는 오는 15일 종료된다. 카드사 매출 및 성과가 집계되는 대로 민간추진위와 산업부가 발표할 예정이다.

광군제와 앞으로 다가올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국내 카드사들은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 등 해외쇼핑사이트와 연계한 이벤트를 전개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쇼핑이 활기를 띠고 매출이 높아지는 건 소비 심리가 진작됐다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일이다"며 "수익이라는 요인 하나만 보고 혜택 이벤트를 전개하는 건 아니다. 카드사 영업은 매출과 회원을 기반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코세페 매출 증가는 응당 긍정적인 현상이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카드사는 '비용절감'으로 호실적을 이뤘다. 더이상 가맹점에서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이 주요 먹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남은 4분기까지 카드사들은 쇼핑 이벤트는 물론 자동차 할부금융이나 해외 사업 등 수입 다변화를 통해 이익 방어에 힘 쓸 전망이다. 연말까지 개최될 쇼핑 이벤트를 통해 소비 심리가 꾸준히 완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산업통상부, 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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