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LG화학이 수사 담당기관의 신속한 사실규명을 요구하며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검찰에 고소했다. K-배터리동맹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SK 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등의 위반행위로 고소했다. 

 

지난해 LG화학이 서울지방경찰청에 SK이노베이션을 고소한 것과 같은 내용이다. LG화학측은 “경찰에 고소한지 1년이 넘어 신속히 사실관계 규명을 해달라는 의견서 개념”이라며 “경찰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의견을 제시할 방법이 없어 고소장 형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싸고 벌이고 있는 법정 싸움이 총 6건으로 늘었다.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전 시간별 정리 (표=최문정 기자)

▲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전 쟁점 (표=최문정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법적 공방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화학은 미국 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그 다음달인 지난해 5월엔 서울경찰청에 산업보호기술침해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도 맞소송을 통해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6월 SK이노베이션은 서울지방법원에 LG화학을 고소했다. 고소 내용은 명예훼손과 채무부존재확인청구(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없음을 확인하는 절차)였다. 이어 지난해 9월엔 LG화학을 미국 ITC‧연방법원에 LG화학을 특허침해행위로 고소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미국에서의 소송제기에 똑같이 특허 침해행위로 고소를 진행했다.

현재 소송은 한-미 양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서울경찰청이 SK이노베이션 본사‧연구소‧공장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으로 인해 한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제(14일) 청와대가 주최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은 “글로벌 최고의 배터리 3사(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에 앞서선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공장에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전기자동차 배터리 경쟁이 기업 간 경쟁보단 국가 간 주도권 획득 경쟁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상헌, 김관효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료전지 시장은 우리나라,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라며 “연료전지자동차 시장이 2016 년 1537억원에서 2030 년 26조3000억원 규모로 약 170 배 성장해 성장폭이 큰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일본, 미국 등이 앞서 있어 국내 3사가 협력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벌어진 추가 소송전이라 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4월 미국 ITC는 LG화학이 제기한 소송 건(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예비판결 내린 바 있다. 해당 소송의 최종 판결은 오는 10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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