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난공불락’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가 철옹성을 구축하던 국내 침대 시장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침대 시장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전통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었으나 후발주자인 한샘과 웅진코웨이가 점점 점유율을 넓혀가면서 이들 업체를 위협하고 있는 모양새다 .

이같은 시장구조 재편은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침대를 고르는 기준이 까다로워졌고, 매트리스를 구매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관리받을 수 있는 렌탈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침대 시장의 규모는 1조20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2011년 웅진코웨이와 한샘이 침대사업에 진출하기 전에 이 시장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두 형제회사가 시장점유율 1·2위를 지키면서 사실상 독점해왔다.

에이스침대 안성호 대표는 창업자인 안유수 회장의 장남이고 시몬스 안정호 대표는 차남이다.

지난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각각 2258억원, 197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전히 국내 침대업계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렌탈 서비스’를 내세운 웅진코웨이와 ‘신개념 제품’을 강조한 한샘의 등장 이후 이들 전통강자의 입지는 예전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2018년 기준 웅진코웨이와 한샘의 침대 사업 매출액이 각각 1829억원, 1781억원을 기록하며 선두업체를 바짝 쫓고 있다.

이들 업체가 2011년 침대시장에 진입한 이후 에이스침대가 2000억원대 언저리에 머물고, 시몬스가 1000억원 수준에서 시작해 2000억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후발주자들은 7년 만에 비슷한 수준으로 덩치를 키워 선두주자들을 위협하는 경쟁상대로 급부상했다.

웅진코웨이는 2012년 240억원으로 시작해 2015년 1164억원으로 1000억원 매출 고지를 돌파한 후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샘도 2014년 791억원에서 2016년 1415억원으로 불과 2년 사이에 매출이 배로 증가하는 등 빠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와 한샘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사이 논란이 된 이른바 ‘라돈침대’ 파동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침대를 고르는 데에 브랜드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과거에는 ‘침대=에이스나 시몬스’라는 공식이 정답처럼 여겨졌다면 요즘에는 브랜드 대신 제품 자체의 품질을 중시한다거나 가성비·가심비를 따지는 소비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렌털 서비스를 매트리스 사업에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매트리스를 경험하고 주기적으로 업체의 매트리스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한샘은 온열 기능 매트리스 등 신개념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기존 가구사업과 더불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기존 시장의 양강구도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며 “우위를 가리기 힘든 현재 상황에서 업체들의 경쟁의 치열해지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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