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국내 4대 금융지주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실적 악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가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실적은 증가했고,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감소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KB금융을 제외한 3곳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가 1분기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미치지 않았고,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에서 높은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됐다.

KB금융도 본업인 은행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 증가한 586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위축과 기준금리 인화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신한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은 93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84억원) 대비 1.5% 늘리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일회성 요인과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지분 인수 효과를 감안하면 경상 당기순이익은 8000억대 중반으로 분석됐다.

주요 수익원인 이자이익은 2조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늘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73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6% 감소했다. 수수료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 등으로 유가증권, 외환파생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하면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고 진단했다.

KB금융그룹은 1분기에 72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 감소한 수치다.

이자이익은 2조3492억원으로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2773억원의 기타영업손실이 발생해 전반적인 순영업수익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KB금융이 일회성 요인으로 이익은 저조하지만, 은행 본업은 양호한 것으로 진단했다.

하나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657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3% 증가한 수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내부적인 비용 효율화,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 기여에 힘입어 순익이 증가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그룹의 핵심이익은 1조960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 늘었다. 신용카드 결제 수익이 줄고,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과 카드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지만 가계와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유지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우리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감소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는 웃돌았다.

금융시장에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됐음에도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순영업수익 호조로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한 1조7769억원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시장금리 하락추세에도 핵심예금 유치 노력의 성과로 조달비용이 감소하며 전년 동기대비 0.6%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신규 편입된 자회사들의 손익기여가 본격화되며 전년 동기대비 15.9% 증가했다. 한편, 대출자산은 1분기 기업대출이 5.7%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2.8%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들 대부분이 1분기 선방했지만, 코로나19 여파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코로나19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하락 및 대손비용 상승 압력이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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