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일 ‘LG에너지솔루션’ 공식 출범
국민연금 반대에도 외국인·기관 상당수 찬성

▲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주주총회 성립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물적분할 안이 통과됐다. 이에 오는 12월 1일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공식 출범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과 같이 안건 찬성률은 80%를 넘겨 가결됐다.

LG화학은 30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전지사업부 분할안이 승인됐다고 밝혔다. 

LG화학에 따르면 주총에는 전체 주주 77.5%가 참여했으며, 총회 전 위임받은 분할 찬성 주주 수가 참석주주의 82.3%, 전체 주식 기준으로는 62.7%가 찬성했다. 이로써 안건 통과 기준인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충족했다.

 

캐스팅보트를 쥔 외국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자들은 상당수 찬성표를 던졌다. LG화학의 지분율은 (주)LG가 약 30%, 국민연금 약 10%, 외국인 투자자 약 40%, 국내 기관 10%, 개인주주 10%순이다.  

 

▲ 배터리 사업 분활 후 모습. (사진=LG화학)

 

이에 따라 LG화학이 배터리 신설법인의 지분 100%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사가 이뤄진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실적 및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으로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할 배경을 밝혔다.

실제 지난 2분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현재 수주잔고도 150조원 이상을 확보했고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져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를 반영하듯 주총 후 LG화학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45분 기준 전일종가(65만1000원) 대비 1만8000원(2.76%) 하락한 63만3000원에 거래됐다.

온라인 주식 투자 클럽 등에서는 원성이 자자하다.  LG주식을 매도한 한 네티즌은 “매도했지만 수익이 400만원까지 갔어서 마음이 쓰리다”며 “LG그룹은 이제 제 인생에서 손절한 예정”이라고 개탄했다. 또다른 개인 투자자도 “치약 하나도 LG제품은 안살 것”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단 관망하겠다는 목소리도 다수 눈에 띈다. “물적 분할은 기정 사실이였으니 견뎌야죠”,“이 또한 지나가리라” 등 매도를 유보하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LG화학은 주총 후에는 주주들에 “분할 과정에서 주주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 겸허하게 받아 들이겠다”며 “앞으로 전지사업을 세계최고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도 한단계 더 끌어올리는 것이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자회사의 가치가 모회사에 반영되는 만큼, 분할법인과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주주 달래기 차원에서 배당 확대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나, 그외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세부 계획은 검토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는 추후 검토해 시점을 결정키로 했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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