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11분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방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이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아직 시험발사 단계를 거치지 않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11분 경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음을 알리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되며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km, 거리는 약 450km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군은 추가 분석을 통해 이번 탄도미사일이 해상에서 발사된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토대로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것으로 보고 있다.

SLBM은 올 들어 북한이 발사한 열 한차례의 발사체 중 가장 위협수준이 높은 개체다. 잠항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북한의 잠수함 수준으로 볼 때 이번 발사는 남쪽을 향한 위협일 것으로 보이지만, 잠수함에서 발사한다는 ‘은밀성’을 고려하면 미국에 대한 경고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주말 북미 실무협상이 예정돼 있는 점과 최근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 경고한 점도 이러한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공세 등 취임 이래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처한 상황인 만큼 오는 5일로 예정된 북미 실무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한 수라는 것이다.

북핵 문제를 대선카드로 쓸 심산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언젠가는 북한과의 협상타결이 필수불가결한 만큼, 북한이 위기상황인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함으로써 협상과정에서 유리한 입지를 가져가겠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SLBM발사가 처음인 것은 아니다. 2015년 최초 공개에 이어 2016년에는 약 500여km 고도까지의 수중발사 시험에 성공했고, 2017년에는 이를 지상에서 발사하도록 개조해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당시 지상에서 발사된 개조형 SLBM은 500km를 날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떨어졌다.

그러나 오늘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무려 910여km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오늘 발사는 고각으로 쏜 걸로 보이는데,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1,500~2,000km정도 날아갔을 것”이라 평가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개발된 것을 확인한 내용은 대략 1,300여km정도의 거리를 가지고 있다”며 “오늘은 고도를 올리면서 거리를 450km로 줄여서 발사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 2019 국정감사 첫날인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02.

한편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3천 톤 급 신형 잠수함 배치를 앞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3천 톤 급 잠수함은 SLBM을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데다가 목표지점 200km까지 접근해 공격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지난 7월 북한 관영매체가 새로 잠수함을 건조했다는 사실을 공개했을 때, 정부는 SLBM 3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1,800톤 급 구형 잠수함을 개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전문가들은 2,000~3,000톤 급이라 분석한 바 있다.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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