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모친 故 강한옥 여사 운구를 따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2019.10.31.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 모친 故 강한옥 여사 타계에 조의문을 보내왔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故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김 위원장은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전날 오후 판문점을 통해 전달받은 뒤, 같은 날 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져 있는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19일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했을 때도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직접 보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소통한 것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남북 관계 또한 교착상태에 머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전달함에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금강산 시설 철거 등 대남 강경 기조 속에서 조의문 전달을 북한의 전향적 의사라 해석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다른 사안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며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고인에 대한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했고, 문 대통령께도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는 맥락 속에서 이해해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조의문 전달 시점이 늦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고인은 29일 늦은 저녁에 돌아가셨고, 조의문 전달은 어제 오후라는 점을 생각하면 늦었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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