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t급 화물선 골든레이호 전도사고 ‘미스터리’…해수부, 미 조사국과 공동조사 착수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19-09-13 10: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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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미국 남동부 해상에서 전도된 현대 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미국 영해에서 발생한 화물선 골든레이호 전도사고 원인에 대해 한국 정부는 미국 관계당국과 공동조사에 착수한다.

실종됐던 한국인 선원 4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완료되면서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미국 사고조사 당국인 해안경비대, 국가교통안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사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특별조사부 조사부장 김병곤 조사관을 비롯해 조사팀 4명을 현지에 급파한다.

골든레이호는 총톤수 7만1178t의 자동차운반선으로 지난 8일 도선사가 승선해 미국 동부 브런즈웍항에서 자동차 약 400대를 싣고 출항하던 중, 한만 입구에서 선체가 좌현으로 약 80도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선원 23명(한국인 10명, 필리핀인 13명) 중 19명은 미 해양경비대에 의해 바로 구조됐으나, 기관실에 갇힌 한국인 선원 4명은 사고 발생 41시간 만에 구조됐다.

아직 골든레이호 전도사고의 원인은 불분명한 상태다. 외부 충돌과 급변침, 평형수 부족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7만t급 대형 선박이 전도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사고 당시 골른레이호는 도선사가 선박을 운항했다. 도선사는 선박에 승선해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전문 인력이다.

사고가 발생한 브런즈웍항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항로다. 보통 수십년 이상의 선장 경력과 해당 지역 항로를 잘 아는 도선사들이 선박을 운항하는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의 일부 언론들은 항구를 떠나는 골든 레이호와 항구로 들어오는 선박과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골든레이호가 이 선박을 피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변침으로 전도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도선사가 대각도 변침을 하더라도 골든레이호와 같은 대형 선박이 전도되는 일이 흔치 않다는 게 선박업계 중론이다. 출항 당시 풍속은 8㎞/h 불과하고, 파도도 잔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도 사고 원인으로 골든레이호의 평형수 부족도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평형수는 선박 밑바닥에 채우는 물로, 배가 급하게 방향을 틀거나 외부의 충격이 있을 때 바로 균형을 잡아 복원력을 회복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평형수가 부족할 경우 복원력을 상실해 전도할 가능성이 높다. 골든레이호의 경우 선박 상단 데크에 자동차를 대량으로 싣고 있어 평형수가 부족했다면 선박 아랫부분이 가볍고, 윗부분이 무거워 급변침하거나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배가 전도될 수 있다.

한 선박 전문가는 “7만t급에 달하는 대형선박이 전도되는 사고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운항 항로에 수심이 낮은 곳이 있다면 그 수심을 맞추기 위해 평형수를 다량으로 빼면서 상대적으로 복원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박사고의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은 역할의 ‘선박 항해기록장치(VDR)를 회수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선박이 침몰하지 않아 VDR 회수 작업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VDR 분석에는 최소 2개월에서 10개월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조사팀은 사고관련자 면담조사 및 사고지역 현장조사 결과를 VDR에 담겨있는 항적기록과 선원 간 무선 송신 내역 등과 비교·분석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곤 특별조사부 조사부장은 “이번 사고조사는 사고 발생 연안 국가인 미국 조사 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명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된다”고 말했다.

해수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은 현지조사를 마치면 국내에서 선사의 안전관리 실태 등을 조사하고, 관련국과 상호 협의를 거쳐 공식적인 사고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사진제공= 미 해안경비대)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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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성균 기자입니다. 조선/철강/중화학/제약/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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