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과거 비슷한 수준이었던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주식 재산은 9년 사이에 4배 이상 벌어졌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1년 이후 현재까지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정몽구 회장의 주식 재산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더 오른 경우 정 회장을 곧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원은 9일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 정몽구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 3인의 2011년 8월부터 이달 2일까지 주식 재산 변동 결과를 발표했다. LG그룹 총수였던 구본무 전 회장은 2018년 작고해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1년 8월 17일 기준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주식가치는 각각 7조5795억원과 7조5139억원으로, 차이가 60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백분율로 따지면 1% 차이도 나지 않을 정도로 비등비등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9년 사이에 이들의 주식 재산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 2일 기준 이건희 회장 주식 가치는 9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불어난 17조3800억원이었다.

이 회장 주식 재산은 2012년 10조원대, 2015년 17조원대로 늘었고 2016년 6월말 11조원대로 잠시 하락했다가 2018년 초 20조원대를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28.2% 늘어나 여전히 국내 ‘주식 부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정몽구 회장의 주식 재산은 2일 기준 3조8629억원이다. 9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정 회장의 주식 재산은 2012년 6조원대, 2015년 5조원대로 계속 감소세를 보여 왔다. 올해 초에는 작년 초보다 8.4% 늘긴 했지만 여전히 3조원대에 머물렀다.

이 둘의 주식 재산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 데에는 핵심 주식 종목의 지분 가치가 엇갈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XO연구소는 “이 회장의 핵심 주식인 삼성전자 주식가치는 날로 상승했지만 정 회장의 핵심 주식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가치는 하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사이 정몽구 회장은 SK 최태원 회장에 주식부자 2위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이달 초 최태원 회장의 주식 재산은 3조3477억원으로, 9년 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

최 회장의 보유한 SK 주식 가치는 2011년 3조1039억원에서 2013년 3월 말 1조8354억원으로 하락했다가 2018년에는 4조6597억원으로 급등했다. 이후 작년 초와 올해 초에는 3조3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시장 상황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부상 평가되는 주식평가액을 분석한 것이지만 앞으로 상속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상속세 규모 등에서 크게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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