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경쟁이 특화형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경쟁이 TV 등 전통적이고 포괄적인 디스플레이에 국한됐다면, 게이밍모니터 등 특수한 수요와 용도에 맞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정면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자사의 영국 법인이 진행한 하반기 가전 행사인 ‘라이프 언스토퍼블’에서 게이밍 모니터를 공개했다. 이날 LG전자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에서 게임에 활용할 수 있는 TV 상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사가 이러한 특화형 디스플레이에 집중하는 이유는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집이 거주를 넘어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디세이’ 시리즈로 게이밍 모니터 시장 개척하는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G9' 제품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최근 게임에 특화된 모니터 제품군인 ‘오디세이’ 시리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에는 ‘오디세이G7’과 ‘오디세이G9’을 공개했다. 이어 이달 2일엔 라이프 언스토퍼블 행사를 통해 ‘오디세이G5’를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게이밍 모니터의 특성은 곡률이다. 오디세이 시리즈는 모두 1000R의 곡률을 제공하는데, 이는 화면 중앙부터 가장자리까지 동일한 시청 거리를 제공해 사람 눈에 가장 이상적인 곡률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게이머의 시야를 넓혀지면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 삼성전자의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G5' 제품사진 (사진=삼성전자)


크기도 다양하다. G5와 G7이 각각 27형과 32형의 두 가지 모델, G9은 49형의 크기다. 이는 27형 QHD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한 것과 동일한 크기다. 프리미엄 모델인 G7과 G9은 ▲QLED 커브드 패널 ▲240Hz 고주사율 ▲G2G 기준 1ms 응답속도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성(NVIDIA G-Sync Compatible) 등의 게임에 적합한 스펙도 갖췄다. 보급형 모델의 지위를 가진 G5도 WQHD의 해상도, 144Hz의 주사율,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 등의 필수 요소는 두루 갖췄다.

오디세이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G9의 경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컴퓨터 주변 기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 오디세이 이용자는 “오디세이 시리즈는 정말 게이밍에 특화된 제품이다. 콘솔게임 등의 경우엔 고그래픽으로 제작된 경우가 많은데 지연 없이 매끄럽게 화면에 표시가 된다”며 “곡률이 좋아 게임 진행 시 사각이 없다. 비싼 가격이 유일한 단점이라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라는 평가가 나온다”라고 밝혔다.

게이밍 모니터에 이어 ‘게이밍TV’ 출사표 던진 LG전자

LG전자는 최근 게이밍 환경에 특화된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4K 해상도를 지원하는 ‘울트라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했다.

 

▲ LG전자의 '울트라 게이밍 모니터' 제품사진 (사진=LG전자)


울트라 게이밍 모니터는 ▲4K 해상도 IPS 패널 ▲1ms 응답속도 ▲144Hz 고주사율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AMD 라데온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 등의 성능을 갖춰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게이밍모니터다.

이 제품은 특히 디스플레이의 색 정확도가 높다. LG전자는 “(울트라 게이밍 모니터에)나노미터 단위 미세 입자를 백라이트에 적용한 ‘나노 ISP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정확하고 풍부한 색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울트라 게이밍 모니터는 디지털 영화협회의 표준 색 영역인 ‘DCI-P3’를 98% 충족한다. 또한 비디오 전자 공학협회인 베사의 ‘디스플레이 스트림 압축’ 기술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원본 화질을 저하 없이 그대로 모니터에 송출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게임 환경에 최적화된 TV 제품도 공개에 나섰다.

 

▲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제품사진 (사진=LG전자)


엔비디아는 지난 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자사의 론칭 행사에서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를 활용해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강력한 성능을 시연했다.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엔비디아가 새롭게 선보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장치)로 고사양 PC 게이밍에 탁월하다.

엔디비아는 미국의 컴퓨터 GPU 설계 회사이자 독립형 GPU 리테일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순위 10위 안에 드는 영향력 있는 기업이기도 한다.

엔디비아 관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8K는 3300만개가 넘눈 화소 하나하나가 자유자재로 빛을 조절해 더욱 섬세한 화질을 구현한다”며 “또한 8K 해상도 콘텐츠를 60Hz 주사율로 재생할 수 있고, 최대 48Gbps 대역폭을 지원해 놀라운 속도로 영상 신호를 처리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LG 시그니처 올레드를 자사의 최신 GPU 시연 제품으로 골랐다는 설명이다.

영국 IT 매체 ‘테크레이더’는 LG 올레드 TV를 “모든 최신 사양과 표준을 적용한 본보기가 되는 제품”이라며 “평면 스크린이라는 용어에 새로운 정의를 부여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게이밍 모니터‧디스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며 “물론 양사의 제품의 스펙이 서로 다르지만 게이머가 직접 체감하는 주사율이나 반응 속도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양사 제품의 성능이 뛰어나다. 성능보다 취향의 차이로 제품 선택이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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