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2020년 ‘경자(庚子)년’, 흰 쥐의 해다.

예로부터 쥐는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만큼 재계에서도 국내 상장사 지분을 5% 넘게 보유한 증시 ‘큰 손’으로 꼽히는 쥐띠 인물이 130명에 달한다. 특히 이중 1200여명은 보유 주식 가치가 100억원을 넘을 정도다.

24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개별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개인 주주는 1800명이다. 이 가운데 124명인 6.4%는 ‘쥐띠’였다 .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경영학 관점에서 쥐는 위기를 빠르게 파악·대처해나가고, 조직을 풍요롭게 성장시켜나간다”며 “동시에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 리더십 스타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 등에서 밝힌 출생년도는 기준으로 1924년·36년·48년·60년·72년·84년·96년을 대상으로 했다.

다만 각 해당년도 1·2월생은 음력과 양력에 따라 띠가 달라지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주식평가액 랭킹에서 제외됐다.

주식가치는 각 종목 보통주 보유 주식(우선주 제외) 수에 지난 20일 종가를 곱해 결과 값을 산출했다.

출생 연도별로 보면 2020년에 환갑을 맞는 1960년생이 52명(41.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48년생 32명(25.8%), 1972년생 30명(24.2%), 1936년생 10명(8.1%) 순이었다.

이들 124명 중 20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가 100억원 넘는 ‘주식 갑부’는 98명이었다. 1000억원 이상인 사람은 17명이었다.

주식가치가 1조 원이 넘는 그룹 총수도 2명 포함됐다.

쥐띠 중 주식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최고 부자는 1960년생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3조3547억원으로 쥐띠 경영인 중 가장 많았다.

2위는 최 회장과 동갑내기인 CJ 이재현 회장(1조2627억원)이 차지했다.

4000억 원대 주식재산 가치를 보인 경영자는 4명 있었다.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주식 가치는 4741억원에 달했다. 정 회장은 1972년 쥐띠 주주 중에서는 주식 평가액이 가장 높았다.

최근 GS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허창수 명예회장도 4584억 원 상당의 주식평가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60년생 KCC 정몽진 KCC 회장도 4517억 원의 지분가치를 보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가구업체 지누스 이윤재 회장(1948년생) 4382억원 ▲게임업체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이사회 의장(1972년생) 2298억원 ▲화장품업체 클리오 한현옥 대표이사(1960년생) 1865억원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특히 한현옥 대표이사는 여성 쥐띠 사업가 중에서 주식 평가액이 가장 높았다.

주식재산 1000억 원 미만 중에서도 ‘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쥐띠 기업가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홍영철(1948년생) 고려제강 회장(704억 원), 장영신(1936년생) 애경 회장(327억 원), 이한구(1948년생) 현대약품 회장(282억 원), 이동욱(1948년생) 무림 회장(299억 원), 이내흔(1936년생) 현대통신 회장(99억 원) 등이 여기에 속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1000대 상장사 대표이사 1328명 중 쥐띠는 81명(6.1%)으로 조사됐다.

특히 1960년생 쥐띠 전문경영인은 삼성전기 이윤태 사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최성안 사장, 삼성SDS 홍원표 사장 등 삼성에 다수 포진해있다.

1972년생 중에서는 싸이맥스 정혜승 부회장을 비롯해 녹십자 허은철 사장, 한국콜마 안병준 대표이사, 웅진씽크빅 이재진 대표이사 등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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