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정부의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를 계기로 제약업계의 판도가 뒤흔들리고 있다.

제네릭 위주의 사업으로는 업계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지면서 중소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번 정책으로 사실상 수혜를 받을 전망인 대형 제약사들은 인수합병(M&A)를 통해 회사 덩치를 더 키울 기회를 잡게 됐다.

실제 일부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잠재력이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소제약사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4월 현재 한국M&A거래소에서 보유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매도·매수 물량은 모두 166건에 달한다. 이는 1년 전 103건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61% 증가한 규모다.

올해에만 17개의 제약·바이오 회사가 매도 또는 매수하겠다고 신규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대형 및 중견 제약사들은 매수를 통해 신약 경쟁력을 확보하고 회사 덩치를 키우려는 반면, 중소 제약사들은 어려운 자금난에 회사를 매도하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

제약업계 M&A는 왜 달아올랐나?

이처럼 M&A 시장에서 제약·바이오업체가 주목을 받게 된 배경에는 ‘발사르탄’ 원료 문제로부터 시작된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있다.

정부가 제네릭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제약사의 노력 여부에 따라 약가를 차등부여하는 내용의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이번 약가인하로 인해 업계 전반에 걸쳐 품목 구조조정과 더불어 대대적인 시장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제약업계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부 소규모 제약사는 최약의 경우 ‘존폐 위기’까지 몰리면서 시장이 신약개발에 주력해온 대형제약사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중소제약사의 영업력 상실과 경영악화는 불가피해 향후 상위사 위주의 생존만 이뤄질 수도 있다”며 “정부가 제약산업을 국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면서도 반복적인 약가 인하로 산업 현장의 성장 의욕을 오히려 저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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