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왼쪽 두번째) 일본 총리와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아베 총리와 단독으로 만나 환담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11분 간 이뤄진 이번 환담은 사전 계획된 만남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양국 외교부가 공식채널로 진행 중인 협의를 통해 실질적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하며 “필요시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하자”고 제안했고, 아베 총리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자”고 답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로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전날 갈라 만찬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면서 가벼운 인사를 나눴지만 별다른 대화를 하진 않았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도 두 정상은 환영 차원의 악수를 나누는 데 그쳤다.

이날 양국 정상 간 대화는 지난달 2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해 아베 총리와 회담하며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지 11일 만으로, 이달 23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19일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이어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하며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관계 회복의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환담은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고 대변인은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들과 환담을 갖고, 뒤늦게 도착한 아베 총리를 옆자리로 인도해 환담을 가졌다.

한편 문 대통령이 제안한 ‘고위급 협의’가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인지 묻는 질문에 고 대변인은 “오늘 환담을 아무도 예상 못했기에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또 “고위급 협의라는 게 미리 정해졌거나 협의된 부분이 아니라 양국간 여러 채널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장관급이나 더 윗단계에서 협의될 수도 있지만 양국 간 어느 선에서 가능할지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사진 청와대>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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