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그룹 본사 사옥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KB금융그룹이 차기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금융 노협)가 현재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에 또 한 번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윤 회장은 2017년 연임 과정에서도 노조의 반발에 시달렸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지부 등 KB금융 소속 10개 노동조합 지부로 구성된 KB금융 노협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오는 28일 회의에서 지난 4월 확정한 내·외부 후보자군 10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4인을 최종 후보자군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내달 16일에는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층평가 후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는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절차를 거쳐 11월에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KB노협은 회장 후보자군 추천 절차가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자군에 대한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조차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KB금융 노협은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군들의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이라며 “상식적으로 회장 추천 절차에 참여할 의사가 없을 수도 있는 후보자군을 확정해 놓고 회추위가 후보자들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하겠다는 것인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며 의문을 표했다.

이어 “3년 전 윤 회장의 연임 때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회장 최종 후보자군 3인을 발표했으나 윤 회장을 제외한 다른 2명의 후보들이 즉시 고사하면서 ‘깜깜이’, ‘날치기’, ‘요식행위’라는 비난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추위는 또 다시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를 반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KB금융 노협은 “후보자군에 대해 먼저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의사가 확인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회추위의 검토와 평가, 투표가 이뤄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KB금융 차기 회장 내·외부 후보군은 매 반기 상시 관리되고 있지만, 4인의 최종 후보가 확정되기 전까지 후보군 포함 여부는 본인도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롱리스트는 회추위가 회장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구성하는 후보군이다. 롱리스트 포함 여부는 본인이 알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롱리스트 단계에서부터 명단이 외부로 알려지면 추후 숏리스트에 선정되지 않을 경우 본인들의 명예가 훼손될 수도 있고 회추위의 독립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추위에서는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후보자들에게 인터뷰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높은 순위의 후보부터 인터뷰 의사를 먼저 묻고 수락한 4인을 대상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KB금융 노협은 윤 회장 3연임 찬반을 놓고 지난 10일 노조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가지고 오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노협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2017년 윤 회장 연임 과정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바 있다.

당시에도 KB금융 노협은 회장 선출 방식을 문제 삼으며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찰 고발로까지 이어졌지만,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다. 

결과적으로 윤 회장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 동안 노사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KB금융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회추위가 이미 지난 6월  KB노동조합협의회를 대표하는 4개 계열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의견을 청취했다”며 당초 10개 지부가 참여하기로 했던 이번 설문조사에는 KB노동조합 협의회의 대표로서 지난 회추위와의 면담에 참석했던 2개 지부를 포함해서 3개 지부가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추위원들 각자가 설문 조사 결과도 이해관계자 의견의 하나로 참고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라고 말했다.

 

(사진제공=KB금융)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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