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가인구 및 농협진원 변동 현황(자료제공=정운천 의원실)

 

[스페셜경제= 권준호 인턴기자]농민의 수는 감소하고 농가부채는 증가하는데 농협중앙회와 농협조합 전체 직원의 수와 연봉 1억 이상 수령자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정운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국민의힘)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민의 수는 지난 1980년 1082만명, 1990년 666만명, 2000년 403만명, 2010년 306만명, 2018년 231만명, 2019년 224만명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농협중앙회와 농협조합 전체 직원의 수는 지난 1980년 3만7511명, 1990년 5만6159명, 2000년 7만7886명, 2018년 10만2717명, 2019년 10만446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억대 연봉 수령자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4년 전체 인원의 5.4%가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는데, 2019년에는 이 비율이 29.4%까지 올라 같은 기간 농가부채가 연속적으로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농협중앙회에서 직원 1명당 지급한 성과급을 보면 2014년 200만원, 2015년 400만원, 2016년 300만원, 2017년 600만원, 2018년 1000만원, 2019년 800만원으로, 특히 농가당 부채가 가장 크게 증가한 2018년과 2019년에 지급된 성과급이 많아 농민들의 불만을 샀다.

군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A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를 비롯, 제 주변에 있는 농민들은 농협 흉을 많이 본다”며 “만약 언론에 보도된 게 사실이라면 농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중앙회가 그 취지를 잃은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A씨는 이어 “농협중앙회 대주주는 농협조합에 가입한 농민들이기 때문에 농협은 농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며 “농협이 많은 정책들을 내놓고는 있지만 피부에 실제로 와 닿는 건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정운찬 의원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농협의 존립 목적은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지만 현재 농협은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닌 ‘농협 직원들을 위한 농협’이 아닌지 우려 된다”며 “농협이 신의 직장이라고 비판을 들을 정도로 억대 연봉자의 급속한 증가와 성과급 잔치 등은 농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농협의 설립 취지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이와 관련, “개선하겠다”면서도 “급여부분과 상여금부분은 할 말이 있다”는 반응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 B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농민들이 어려운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급여부분과 상여금부분은 농민들의 피해부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부분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어 “농협중앙회는 일반기업과 다르게 연초부터 각종 코로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촌 지역을 주말에도 직접 방문, 봉사활동을 하는 등 남들이 하기 꺼려하는 일들을 많이 했다”며 “상여금 지금도 아마 이런 업무를 통한 사기진작 차원에서 지급됐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B씨는 또 “하지만 이것과 별개로 각 지역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부족한 부분은 점차적으로 시대에 맞게 개선할 것”이라며 “각종 농업인들이 지금 시대에 요구하는 사안을 잘 반영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정운천 의원실)

 

스페셜경제 / 권준호 기자 kjh01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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