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달 ‘경기 부진’이었던 한국 경제 전망이 이달에도 ‘부진’ 평가를 이어갔다.

심지어 관련문구는 지난 4월 ‘점차 부진’에서 이달 ‘부진’으로 오히려 우려 수위를 높여 경제 전망이 더 암울해졌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됐지만,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해 10월까지 ‘개선 추세’라는 경기 판단에서 11월 ‘둔화’로 바꾼 이후 지난 4월 처음으로 ‘부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진단 수위를 높였다. 이어 이달에도 ‘부진’ 평가를 유지했다.

KDI 정규철 연구위원은 “자료상으로 전월보다 조금 나아진 측면은 있지만, 아직 경기 판단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KDI는 소매판매액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면서 소비 둔화 추세는 다소 완화됐다고 봤다.

그러나 설비·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투자·수출 부진은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생산지표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부진하며 1년 전보다 15.5% 감소했다.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는 -43.7%로 크게 줄었다.

4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전월(-58.5%)과 유사한 -53.6%의 증가율을 보이며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출 상황마저 녹록치 않다. 지난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0% 감소하며 3월(-8.2%)보다 감소 폭이 축소된 바 있다.

KDI는 4월 수출에 대해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폭(-2.0%)이 전월보다 축소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의 감소폭(-5.8%)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3월 전산업 생산을 보면 2월(마이너스 1.9%)에 이어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했다.

KDI는 “광공업생산의 감소세가 지속되며 전반적인 산업생산의 흐름이 부진한 모습”이라며 “제조업 가동률도 비교적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소비에 대해서는 둔화 추세가 다소 완만해 졌다는 것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4%를 기록하며 1~2월 평균(1.3%)보다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6을 기록하며 기준치(100)를 상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가 수입, 생활 형편 등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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