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23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됐다”며 “하지만 나는 이를 수용할 수 없으며 어떤 경우라도 좌파 독재의 문을 열어주는 패스트트랙을 결사 저지할 것을 거듭 다짐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반대파 숙청법’이라 일축하며 “검찰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법인데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이런 코미디같은 옥상옥 사정기관을 만드는 것이 무슨 개혁마냥 둔갑돼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기소권 부여 여부는 100을 사기치냐 50을 사기치냐의 차이만큼 무의미하고 어처구니 없는 논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선거법은 게임의 룰로, 주요 정당들 합의로 처리하는 것이 전통”이라며 “다수당이 배제된 채 2중대, 3중대들과 함께 작당해 처리한다는 것은 의회 폭거”라 질타했다.

또 “현 여건에 비춰볼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코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대통령 권한은 막강한데 이를 견제할 야당을 사분오열로 만드는 비례대표 확대는 대통령 전횡과 집권당 폭주만 가속시킬 뿐”이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여기까지가 내 소임인 것 같다”고도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4·3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창원·성산에 내려가 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 등의 발언으로 지난 5일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받아 패스트트랙 지정 합의안 추인을 논하는 의총에서 표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언주 의원 한 표가 있었으면 12대12로 부결이다. 왜 그토록 당원권 정지에 목매었는지 드러난다”며 질책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나는 단기필마로나마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무엇보다 민생을 도탄에 빠트리고 대한민국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문재인 정부의 폭거를 저지하는 데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은 반드시 헌법가치 수호세력들이 단일대오가 돼야 하며어떤 분열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헌정체제를 수호하려는 모든 세력을 규합해 보수야권대통합의 그 한 길에 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 밝혔다.

‘단기필마’라는 언급으로 볼 때 이 의원이 당장은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보수야권대통합을 강조한 점으로 미루어 내년 총선이 가까워지면 입당을 고려하거나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유승민 의원 또한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현실에 자괴감이 들고 앞으로 당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 말해 유 의원 또한 추가로 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 국회출입기자단>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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