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개회사 및 기조연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은 24일(현지시간) 오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대유라시아를 위한 대화, 신뢰, 파트너십 강화’를 주제로 열리는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 공동개최국으로서 개회사 및 기조연설을 했다.

문 의장은 개회사 및 기조연설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면서 “진정성 있는 대화와 상호신뢰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의 실현을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각국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문 의장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끊어진 남과 북의 철로를 잇고 이 철길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연결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성장과 번영의 기관차가 되어 역내 국가들과 물류·에너지 등 다방면의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며“해양에서 대륙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세계평화와 번영의 레일’”이라 강조했다. 

 


문 의장은 또한 “유라시아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은 국가 간에 신뢰가 없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며“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화합을 도모하는 정신이 역내 국가 간에 스며들 때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유라시아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부터 이틀간 열린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65개국이 참가했다. 한국은 카자흐스탄, 러시아와 함께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의 공동 개최국으로, 문희상 의장은 개회사 및 기조연설에 이어 제2세션 회의도 주재했다.

아래는 문희상 국회의장 개회사 및 기조연설 전문.



각국 의회 대표단 여러분,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장 문희상입니다.

저는 오늘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가교이자 유라시아의 심장부인 이 곳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에서“대유라시아를 위한 대화, 신뢰, 파트너십 강화”를 주제로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 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먼저 이번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 주신 카자흐스탄 누를란 니그마툴린 하원의장님, 그리고 유라시아 번영을 위해 긴밀히 소통.협력해 온 러시아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25년 전‘유라시아 연합(Eurasian Union)’구상이라는 창의적인 제안을 통해 유라시아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의 밑거름을 제공해 주신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공화국 초대 대통령님께도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특히 올해는 더 많은 의회 대표단이 유라시아의 공동 번영과 협력을 위한 구상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의회지도자 한분한분께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고 높아지는 동 회의의 위상은 유라시아의 단합과 공동체 의식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3년 전 유라시아 공동 번영을 위한 비전을 안고 출범한 이 회의가 이제 유라시아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의회 정상급 다자 협의체로 자리매김하였다고 자부합니다.존경하는각국 대표단 여러분, 지금 전 세계는 유라시아에서 전개되는 거대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냉전 종식이후 유라시아는 서로 긴밀히 접촉하고 연계되면서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역동적인 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카자흐스탄의 누를리 졸, 대한민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 등 역내 국가들이 유라시아 공간에서 펼치는 다양한 전략과 구상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역내 국가들에게 무궁무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그러나 유라시아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은 국가 간에 신뢰가 없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신뢰의 핵심은 대화입니다.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화합을 도모하는 정신이 역내 국가 간에 스며들 때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유라시아가 구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무신불립(無信不立),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가치는제 삶과 정치의 지향점이자, 국가 간에도 적용되는 이치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각국 대표단 여러분, 지금 대화와 신뢰가 그 어느 곳 보다 간절히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반도입니다. 작년 남과 북의 정상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이후 분단의 땅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향한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지금 한반도 정세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그간의 많은 인내와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상호불신에서 비롯된 ‘신뢰의 위기’를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화만이 평화에 이르게 하는 유일한 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긴 안목으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야 합니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상호신뢰는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의 실현을 앞당기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여기 계신 의장님들의 지지와 협력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각국 대표단 여러분,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북한이 문호를 열면 유라시아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주요한 길목이 열린다는 것을 뜻합니다. 끊어진 남과 북의 철로를 잇고 이 철길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연결된다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성장과 번영의 기관차가 되어 역내 국가들과 물류·에너지 등 다방면의 협력을 증진할 것입니다.

해양에서대륙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교통이 아닙니다. ‘세계 평화와 번영의 레일’입니다. 저는 한반도의 평화가 유라시아를 넘어 전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각국 대표단 여러분, 그간 유라시아 각국 의회가 상호존중을 통해 쌓아 온 신뢰는 실질적 협력을 가속화하고 공동의 현안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한 든든한 초석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의 만남 또한 각국 의회 지도자 여러분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바탕으로 의회차원의 입법 및 제도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유라시아의 번영과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과 화합의 장이 되기 바랍니다.

저도 각국 의회에서 제안하시는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에적극 동참할 것입니다. 21세기 유라시아 번영과 화합의 길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스페셜경제 / 김영덕 기자 rokmc3151@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