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직장인들은 점심값까지 줄여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개인 고객이 밥을 먹고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6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역세권과 회사들이 몰려 있는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직장인들이 밥값 지출을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9월 개인의 음식점 신용카드 금액은 4조6614억원이었다.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면 0.3% 감소했다.

식당에서 신용카드로 긁은 돈이 줄어든 것은 2013년 2월(-7.0%) 이후 6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음식점 개인 신용카드 결제액 증가율은 지난 7월 1.9%에 그친 뒤 8월 4.5%로 증가폭이 조금 커졌다가 9월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외식비는 상대적으로 불요불급한 지출에 속하기 때문에 소비심리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세월호참사 속 소비심리가 악화한 2014년 4월에도 음식점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1.2%로 낮아진 바 있다.

때문에 9월의 음식점 개인카드 결제액이 감소한 것은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2017년 이후 최저로 떨어지는 등 소비심리가 나빠진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이로 인해 오피스 상권 외식업체들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역세권의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67.30으로 전기 대비 7.57포인트 떨어졌다. 오피스상권도 1.74포인트 하락한 70.76이었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난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6110원으로 1년 새 120원(2.0%) 줄었다. 구내식당 대신 회사 근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도 지난해 7163원으로 전년 대비 37원(0.5%) 감소했다.

반면 주거 밀집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소폭 개선됐다.

고밀도 주거지의 전망지수는 67.16으로 0.86포인트 올랐고, 저밀도 주거지는 2.44포인트 오른 63.88이었다.

이는 직장인들이 회사 근처에서 해결하는 점심값을 아끼는 대신 집 근처에서 쓰는 외식비는 늘린 결과로 추정된다.

농림부는 3분기 외식산업 전망지수 보고서를 통해 “소비심리지수와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가 유사한 추이를 보였다”며 “향후 외식전망지수는 보합 내지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