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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 대형저축은행들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 규제를 강화하라는 지침을 내놓은 데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면서 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 10일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 3월말 총자산 2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페퍼·유진·웰컴·JT친애·애큐온·OSB) 9곳의 자산규모 합계는 30조5757억원으로, 작년 동기 24조7422억원이었던 데 비해 23.5%인 6조원 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의 주 수익원으로 알려진 이자이익도 지난해 1분기 6733억원에서 올 1분기 7773억원으로 15.
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의 당기순이익은 1426억원에서 899억원으로 같은 기간 3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459억원이었던 데 비해 올해 1분기에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2020년까지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단계적으로 올려 연 20%이상 고위험대출 충당금을 50% 추가 적립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이에 올 1분기 대형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752억원)에 비해 19%가량 증가해 32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매각손실 규모가 늘어 고스란히 비용에 계상되면서 당기순익 폭이 줄어든 것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대손상각비와 대출채권매각손실 규모는 3139억원으로 작년 1분기 2820억원이었던 데 비해 3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손실 33억원을 나타내며 지난해 1분기보다 17억원의 순손실을 더 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상각비 등이 포함된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금액이 작년 동기 대비 약 180억원 늘었다”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올해 1분기 226억원으로 늘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182억원에 비해 46%가량 늘어나 손실 폭을 키웠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올해 1분기 지난해(416억원)보다 51억원(12.3%) 줄어든 3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 이는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 금액이 200억원 가량 늘어난 게 이유로 꼽히고 있으며,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전년 동기(684억원) 대비 16%가량 늘어 792억원을 나타냈다.

반대로 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138억원)보다 131억원이나 증가해 269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달 중순 2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전문가 등은 “대형 저축은행들의 하반기 실적은 밝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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