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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들어온 금융민원 8만3000여 건 가운데 보험 관련 민원이 61.7%를 차지할 만큼 보험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 등은 보험사가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7일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들어온 보험 관련 금융민원은 지난 2016년 4만8000여 건에서 작년 5만1300여 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암 입원보험금, 만기 환급형 즉시연금 분쟁이 뜨거웠던 생명보험사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40%가량을 차지하는 등 소비자 원성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보험설계사들의 불완전 판매가 많았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손해보험사에는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이 많았으며 이는 보험금 지급 여부와 규모를 두고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의 갈등이 컸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보험사에 대한 민원이 늘어나면서 감독당국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당국은 보험사의 상품 약관과 판매 행태 등을 면밀히 들여다 보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지난 4월 개최한 ‘2019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부 금융회사가 약관 및 상품설명서를 어렵게 작성하거나 상품판매 후 책임을 회피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회사 및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보험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험설계사들이 판매수수료의 50~70%를 계약 첫해에 받는 구조도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설계사들이 보험 판매에만 열을 올리고 계약이 체결된 후에는 고객 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설계사들은 판매수수료의 50~70%는 계약 첫해에 받고, 20~30%는 두 번재 해, 나머지는 세 번째 해에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수료 체계로 인해 판매수수료만 받은 뒤 다른 보험사나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자리를 옮기는 설계사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보험계약과 관련해 문의가 생기거나 보험금 지급요청 등을 할 때 보험소비자는 설계사의 도움을 받기 힘들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최근 들어 GA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보험설계사에게 첫해 판매수수료를 월납입 보험료의 1700% 수준까지 지급하는 등 강수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험사들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곳이 많아 설계사들이 GA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아지는 실정이다. 이에 한 보험설계사는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보다는 판매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첫해 판매수수료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월납입 보험료의 1200%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설계사에게 판매수수료를 몇 해에 걸쳐 분급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방안들에 대해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은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보험소비자 보호 취지에서 금융당국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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