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부는 29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현황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2005년 8월 개관한 온정각 동관. 2019.10.29.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북한이 30일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염 방지를 위해 금강산 지구의 남측 시설물 철거 일정을 당분간 연기하자고 밝혔다.

이날 23시경 북한은 팩스를 통해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서울-평양간 직통 전화로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금강산 지구 철거일정을 잠정 연기하자고 알려왔다고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이 31일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여 대변인은 “그동안 남북은 (금강산 문제를)남북간 문서협의 방식으로 계속 협의해왔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달라”며 “전날 통보문을 접수했고 아직 우리의 답신 여부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후 금강산 문제를 계속해서 북한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여 대변인은 “앞으로 생길 상황에 대해 미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남북간 어떤 형태로든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3일 금강산을 시찰하는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고 말한 이후로 북한은 금강산 시설 완전 철거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문서협의’를 요구한 북한과 달리 ‘대면협의’ 및 ‘일부 노후시설 정비’라는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의 방침에 따라 북한의 통지문에 회신하지 않으면서 올해 들어 협의는 고착상태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북한의 통지는 개성공동연락사무소 운영 잠정 중단으로 새로 설치한 서울-평양 직통 라인을 통해 이뤄졌다.

양측이 설치한 서울-평양 직통 전화와 팩스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경 시험 통화를 마쳤는데, 북한은 직통전화와 팩스 시험통화 30분 만에 금강산 문제에 대한 통지를 보내왔다.

남북은 직통전화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락체계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31일 오전 9시께 통화를 실시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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