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이자 총괄프로듀서인 이수만 회장이 자기 개인회사의 내부거래를 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KB자산운용 측은 SM 측에 주주 서한을 보내고 “이 총괄프로듀서의 100%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에서 지난해 145억원을 받는 등 영업이익의 46%를 인세로 받아갔다”면서 “이는 소액주주와 이해상충이 되고 최악의 경우 소송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KB자산운용 측은 SM 측에 ▲라이크기획 합병 ▲순이익 30% 배당 ▲레스토랑·와이너리 등 SM 본업과 무관한 적자 사업 매각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KB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SM언터에 지적한 부분은 바로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의 ‘내부거래’다. 이에 따르면 SM엔터는 이수만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에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자문료 형식으로 지급해왔으며, 이 비용은 매년 증가해왔다.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라이크기획은 2017년에는 SM으로부터 108억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당시 SM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그 해 영업이익 거의 전부가 라이크기획으로 넘어간 셈이다. 또 2018년에는 전년 대비 34.4% 늘어난 145억원이 라이크기획으로 지급됐다.

이렇게 라이크기획으로 흘러간 돈이 10년 동안 816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SM 측은 2000년 상장 이후 한 번도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다.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들은 SM이 주주환원은 하지 않으면서, 최대주주의 주머니만 채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대주주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

수십년간 SM과 거래를 해온 라이크기획은 법인등록 돼 있지 않고, 이 회장 명의의 개인사업자로만 등록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크기획의 사업장 주소는 SM엔터테인먼트의 본점 주소지인 SM빌딩(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423)으로 돼 있으면서 의혹은 더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별도의 사업장이 존재하지 않고, 고용된 직원이 있는 지 여부도 확인돼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SM측은 한 언론사의 취재에서 “해당 주소지는 오래전부터 SM의 사무실과 연습실이 있었던 곳이며, 라이크기획이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근로소득세 등을 줄이기 위해서 라이크기획을 만들어 SM과 프로듀싱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SM은 라이크기획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은 당사 글로벌 컨텐츠 경쟁력과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로, 창립 초기부터 지속해왔다”면서 “2000년 당사가 코스닥 상장 이후 해당 계약과 거래 내용이 투명하게 공시‧감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은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과 검토를 거쳐서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한 적정한 기준으로 체결됐다”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되지 않고 기타 법률적 문제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KB자산운용 등이 주장했던 주주가치 증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검토해왔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풀리지 않는 의문?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는 SM의 해명이 쉽게 납득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라이크기획에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자문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SM이 라이크기획을 흡수합병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또한 라이크기획과 내부거래 의혹마저 불거진 상황에서 굳이 거래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비추는 것 역시도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SM 입장에서 보면 라이크기획과의 수상한 거래를 유지하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정위 역시 “라이크기획과 SM의 계약금액이 용역 내용에 비해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특수관계인에 대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 7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SM경영진에 대해서는 배임과 횡령 혐의가 제기될 수 있다. 또한 공정위 차원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라이크기획이 이 회장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SM도 이러한 거래를 지속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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