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허리 디스크 수술로 유명해진 우리들병원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친문 인사가 관여한 정황에 대해 ‘우리들병원 금융 농단’으로 규정한 가운데, 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4일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이 2016년 법정 증인 출석 당시 자신의 신용상태로 시중은행 대출이 안 되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들병원 이모 원장이 2012년 대선을 앞둔 12월 산업은행(이하 산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신혜선씨 담보대출로 신한은행에 연대보증인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해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한 녹취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6월 신혜선씨 고소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호 원장의 증언 녹취 속기록을 <주간조선>으로부터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좀 더 부연을 하자면, 당시 이상호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신혜선씨는 레스토랑 사업을 하던 동업자 관계였고 이상호 원장은 이 사업의 연대보증인이었는데, 신한은행과 신혜선씨 사이에 소송이 벌어지면서 이 원장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심 의원의 보도자료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호 원장의 증언 녹취록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심 의원이 공개한 증언 녹취록에 따르면, 이 원장은 증언을 통해 당시 어느 은행에서도 대출을 잘 해주지 않는다는 점과 산은의 대출로 개인회생을 할 수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은 ‘은행에서 증인 명의로 돈을 못 빌리는 상황이었냐’는 검사의 신문에 “회생신청 기록 때문에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과다채무로 인해 회생신청도 제대로 되지 않아 회생신청을 취하했고, 시중 은행에서는 회생신청 이력 때문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게 심 의원의 지적이다.

심 의원은 “따라서 산은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불확실하지만 선뜻 1400억원을 대출해 준 것은 산은이 정하고 있는 ‘개인회생 신청 경력자에 대한 여신 및 보증 주의’ 규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1400억 대출 당시 이 원장의 신용조회에 문제가 없었다는 산은 측의 주장도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들병원에 1400억원의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당시 이 원장의 동의를 받고 신용 관련 모니터링을 했지만 개인회생 이력은 뜨지 않았다는 게 지금까지의 산업은행 측 해명이었는데, 심 의원은 산업은행 측의 이러한 해명이 신빙성이 낮다고 지적한 것.

아울러 이 원장은 당시 법정 증언을 통해 자신이 갚아야할 돈은 신혜선씨 보증((주)아니베 259억)을 제외하고 천 억 가까이 되고, 전 부인 김수경씨 회사에 줘야할 돈도 있다고 했으며, 부채를 일시에 반환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 측은 당시 우리들병원과 이 원장에 대한 산은의 여신심사 자료와 여신합의체 위원들의 회의록을 요청했으나, 산은은 이에 대한 자료를 아직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원장은 당시 법정에서 산은에서 대출을 해주는 바람에 부채를 다 갚고 신용회복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이 원장의 증언대로라면 2012년 대출 당시 (산은이 주장하는)이 원장의 신용상태가 문제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2012년 대출로 부채를 갚고 신용이 회복된 이 원장의 2017년 (796억 원 상당의 추가)대출은 결과적으로 산은이 길을 터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2년 당시 이 원장 본인 스스로 대출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산은 덕분에 회생할 수 있었다는 부분, 산은 대출을 받기 위해 신한은행 연대보증을 해지해야 했다는 점을 증언을 통해 확인됐다”며 “그럼에도 산은이 이 원장의 신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특혜심사를 했다는 자백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속히 이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시작해야 하며, 검찰은 관련자들이 증거를 감출 시간을 주지 말고 즉각 수사에 나셔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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