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캠페인·외식 쿠폰 이벤트 이틀만에 중단
"장마 지났지만 여름 마케팅 수요 기대 어려워"
긴급재난지원금 등 일회성 호재도 부재...소비심리↓
"하반기도 자동차 할부금 강화 등 수입원 다변화할 것"

 

[스페셜경제=이정화 인턴 기자]카드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재확산되면서 외식업계 활성화 등 오프라인 소비 캠페인도 난항을 맞았다. 최장기 장마로 여름철 마케팅 난관에 봉착했던 카드사들이 하반기 실적에서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악재를 견뎌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최근 농촌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농촌여행 할인지원 캠페인'과 '외식소비 할인 이벤트'를 개시 이틀만에 중단했다.

당초 정부가 카드사들과 손잡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외식산업 및 농촌지역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 14일부터 이벤트를 펼친 바 있다.

'외식소비 할인 이벤트'는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가 주말 외식업종 5회 이용 시 6회차에 1만원 캐시백을 제공하는 캠페인이다. ‘농촌여행 할인지원 캠페인’은 6만명에게 농촌여행비용을 최대 30% 지원해주는 이벤트다.

지난주를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오르는 추세에 소비심리는 하락하고 외식 할인 쿠폰은 무용지물이 됐다는 분석이다. 농촌 관광 할인 프로모션도 제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이벤트 개시 이틀만에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변수가 등장했지만 해당 캠페인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아서 큰 손실을 볼 것이라 예상하기엔 애매하다"며 "실적에 아예 영향이 없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방식으로 소비심리를 도모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벤트도 이벤트지만 코로나 확산이 지속되면 외부소비가 감소하고, 실물경제에 타격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수도권 중심 확산세인 만큼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이용 실적 등 결과가 나오지 않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농촌여행 할인지원 캠페인과 외식소비 할인 이벤트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각 카드사에서 자체로 진행하는 여름철 마케팅도 최장기 장마에 이어 거리두기 확산으로 생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업계는 태풍과 장마가 지나가고 나면 여름철 프로모션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외부 활동이 거리두기가 완화된 틈을 타 점차 회복세를 보였지만, 길어진 폭우로 여름철 마케팅 수요가 예상에 못 미쳤다"며 "장마가 지나갔지만 코로나가 도로 확산돼 하반기 마케팅 관련 매출이 기대 수준 만큼 올라갈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고 예측했다.

한편 카드업계의 상반기 실적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불황에도 타격을 입지 않고 긍정적 결과를 달성한 바 있다.

집단감염 확산이 한층 수그러든 5월을 기점으로 경제활동이 서서히 재개되고, 긴급재난지원금 및 신차 출시 효과로 인한 자동차 판매량 증가 등 일회성 효과가 실적 회복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를 대비한 일시적 호재가 마련되지 않아 하반기 실적은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카드사들은 온라인 비대면 마케팅 위주로 실적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사들이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낮은 가격에 내놓았다. 현대·신한·비씨 카드 등 카드사들은 제휴사와 분담하는 마일리지 마케팅 비용  감소 및 소비자에 제공하는 혜택 확대를 기대하고 '보너스 마일 혜택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그마저도 하반기 실적을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제휴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를 구매해 가지고 있다가 고객이 각사 카드 포인트를 이용해 마일리지를 사용하면 보너스 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형식의 이벤트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여행 소비가 줄어어드는 추세지만 잠잠해진다면 마일리지 이벤트가 활성화돼 마케팅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코로나 양상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실물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상반기 실적을 이끌었던 마케팅 비용 절감 및 대손충당금 절감 등이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카드사들이 할부 금융이나 리스자산을 늘리고, 자동차할부금을 강화하는 등 수입원 다변화로 실적 유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농림축산식품부)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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