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먼지 저감대책 관련 환경부 기획수사 모식도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의 농도를 속여서 배출한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공장, 대한시멘트 등 대기업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환경부와 환경부 소속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수 산단 지역 다수의 기업들이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ㆍ2ㆍ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측정대행업체가 여수 산단 등에 위치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하거나, 1인이 하루 동안 측정할 수 없는 횟수를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8843건의 경우, 실제 측정을 하지 않는 허위 측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측정을 의뢰한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하는 등 4253건에 대해서는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을 적발했다.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한 4253건에 대해 먼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주요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게 조작됐다.

이 밖에 염화비닐 등 유해성이 큰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한 사례는 1667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음에도 이상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측정대행업체 4곳과 공모 사업장 6곳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나머지 사업장에 대해서는 보강수사 중이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 송치할 계획이다

환경부의 발표 직후 LG화학은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 대표는 “모든 분들게 환경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금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주민과 관계자분들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 및 건강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사례처럼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것은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기본을 뒤흔드는 행위이므로 이를 엄정하게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환경부]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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